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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시마] 베네세하우스(Benesse House)에서 누리는 '더 좋은 삶'

차고밖이야기/윤군 in 일본

by _윤군 2009. 7. 20.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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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시마?
도쿄, 오사카도 아니고.. 늘 가고싶던 구라시키를 제끼고... 나오시마에 가려고 한 이유는 여러가지였습니다. 물의 교회에서 깊게 각인된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모네의 수련 연작이 있고 제임스 터렐이 만들어낸 빛의 예술. 그리고 야요이 쿠사마의 노란호박 등등...  

야요이의 노란 호박



그러나 그 와중에 가장 고민하게 만들었던 것..아니 곳이 바로 나오시마의 핵심인 베네세 하우스입니다. 왜냐... 숙박비 때문이죠.

환율도 전혀 도움안되는 이때 1박 비용이 27,720엔. 대략 37만원 정도입니다. 그나마 혼자가서 1인 요금이라죠... 이용했던 여행박사 상품의 베네세1박과 다카마츠 1박 차이금액은 15만원... 아무리 하루 연차내서 주말에 쉬러간다지만 대뜸 내기엔 너무나 '구준표'적인 비용이죠. 실제로 도쿄의 힐튼이나 하얏트가 이정도 요금입니다.

유일한 베네세하우스의 간판(?)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던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시간적 여유죠.
나오시마는 섬이기에... 일본 자체가 섬이지만..-_-... 다카마츠의 호텔을 이용하면 뱃시간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죠. 5시면 나갈준비 해야하는데 쫓기듯 둘러보고 나오기는 싫었습니다. 베네세 하우스내에 있는 300여점의 작품들은 물론 섬 전체에 퍼져있는 여러가지 작품들을 여유있게 보고 싶었던거죠. 스탬프랠리도 아니고... 발도장찍는 여행은 너무나 싫어합니다...
서둘렀다면 뮤지움 입구의 작품이 자코메티의 것인지조차 몰랐을...


깔끔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실내



베네세 하우스가 아닌 다카마츠에서 잔다면 일출과 일몰의 해변은 볼 수 없습니다. 아름답다고 소문난 세토해의 경관을 볼 수 없는거죠. 아침해에 반짝반짝 빛나는 노란호박이나 해질녘 해변의 석양등은 숙박자만의 특권입니다. 비싼 돈을 낸 댓가죠..-_-;  


자연광을 이용한 베네세 뮤지움 실내



또 투숙객은 베네세 뮤지움에 자유롭게 드나들수 있기 때문에 자연광을 이용한 안도 타다오의 작품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느낄 수 있는 것도 혜택이죠...  그리고 오벌동은 아예 투숙객이 아니면 어떻게 생겼는지 보지도 못합니다. 건물 자체가 안도 타다오의 작품이니만치 베네세 하우스를 이용한다면 놓치지 말아야죠..


베네세 뮤지움까페에서 바라본 세토해



사실 아시아나의 직항을 이용한다면 독특한... 당췌 왜..-_-  비행스케줄덕에 3일 아니면 5일입니다. 3일 일정이었으니 2일차 하루를 나오시마에 투자해야 하는데 베네세 하우스와 지중미술관, 이에프로젝트 등등을 보려면 정말 부지런히 움직여야합니다. 어쩔수없이(?) 첫날 저녁에 바로 나오시마로 건너와 베네세에서 하루 자는 스케줄을 선택했죠. 결국 그럼 베네세 하우스에서 자기로 한 이유는 게으름....인...가...


여유로운 게스트 라운지



집소개를 하기도 전에 돈얘기부터 했네요... 

베네세 하우스의 집주인인 베네세(Benesse)는 글로벌 교육기업으로 우리나라에도 진출해있죠.  이 베네세의 후쿠다케 소이치(福武總一郞)로 회장이 거의 버려졌다시피 했던 나오시마(直島)의 절반을 10억엔에 사들인 후 예술의 섬으로 탈바꿈시킵니다. 1992년, 오사카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베네세 하우스가 문을 연 것이죠. 사회공헌...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업의 문화사업으로는 대단히 성공적인 모델이 아닐까 싶습니다.


방의 테라스에서 본 베네세 비치쪽 경관



베네세 하우스는 뮤지움+오벌+파크+비치의 4개 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메인빌딩은 뮤지움으로 세토해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위에 자리잡고 있죠. 그 위로 오벌이 1995년에, 파크와 비치가 2006년에 생겼습니다. 뮤지움에서 파크로 버스가 다니지만 걸어서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해변쪽으로 걸으면 더욱 좋다는...


사진으로 만나는 안도 타다오의 건축미



베네세 하우스의 장점만 나열했는데 단점도 있습니다. 바로 '콘비니'가 없다는 것. 일본인데... 어디가나 넘쳐나던 편의점이나 매점이 없다는 것!!! 셔틀타고 항구나 혼무라로 나가기 전까지는 간식꺼리 하나 살 곳이 없습니다. 다행히도 다카마츠항의 마켓에서 간단히 맥주와 안주꺼리를 사왔으니 망정이지.. 밤새 굶을뻔했다는...

바다를 보며 아침을 먹을 수 있는 테라스 레스토랑



물론 호텔인데 레스토랑이 없을리 없죠. 일식 레스토랑 '이센'과 프랜치 쉐프가 있는 테라스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뮤지움엔 까페도 있지만 일찍 문을 닫죠. 방값... 얼만지 기억하신다면 저녁 코스가 어느정도일지 예상하실겁니다.
사실.. 저녁은 그럭저럭 참는다고 하더라도 아침은 둘 중 하나를 이용해야 한다는... 테라스에서 먹은 아침 조식부페가 2,310엔입니다.
뭐.. 아침일찍 셔틀타고 혼무라로 나간다면 저렴하게 아침먹을수도 있겠네요.


복도와 실내 공간 이곳저곳에 놓인 예술작품들



하나 더... 객실에 TV가 없습니다. 자연과 함께 더욱 예술을 가깝게 느껴보라는 베네세 하우스의 숨은 의도가 있는 것이죠. 대신 객실에는 보스의 CDP가 있습니다. CD는 카운터에서 빌려줍니다. 장르는 클래식과 재즈뿐이지만 블루노트 시리즈 등 나름 갖출만한 명반은 다 갖추고 있습니다. 당연히 무료겠죠.. 사실 CD없어도 테라스에서 해변 바라보며 마시는 맥주 한잔이면 최고죠.. 

생각해보니 TV 없다고 나쁜건 아니군요.. 핸드폰, 컴퓨터와 인터넷, TV없이 그야말로 바쁜 도시의 일상을 잊어버리고 쉴 수 있는 환경입니다.


조용한 음악과 함께 침대에서 뒹구르르~



베네세....

이 베네세라는 이름은 라틴어 Bene(Well) 와 Esse(Being, Life)의 합성어입니다. 더 좋은 삶이라는 뜻이죠. 베네세라는 기업의 철학이 어찌되었건간에 나오시마를 방문하는 사람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더 나은 삶'을 주는 곳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입니다.
베네세 하우스 말이죠. 


 자세한 사항은 '베네세 아트 사이트 나오시마' 참고


벽속에 들어앉은 꽃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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