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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주행의 즐거움을 만끽하다 - 스바루 아웃백 3.6

차고안이야기/자동차로 수다

by _윤군 2010. 7. 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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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바루 아웃백3.6 을 시승했습니다. 스바루(SUBARU)와 아웃백(OUTBACK). 둘 다 아직은 생소합니다. 당연히 스바루라는 브랜드에 대해 잠시 알아보고 넘어가야겠죠?

스바루 아웃백 3.6



스바루는 일본 후지중공업의 자동차 브랜드입니다. 1958년 3월 경차인 '스바루 360'을 선보이며 자동차 생산을 시작하였습니다. 스바루(スバル)는 '모이다'라는 의미로 합병하여 후지중공업을 만든 6개 회사를 의미합니다. 푸른 하늘에 6개의 별이 떠있는 엠블럼은 황소자리에 있는 6개의 별, 즉 6개의 회사를 형상화한 것입니다.

'수평대향엔진'과 '사륜구동'의 스바루

1972년 세계최초로 상시 4륜구동 승용차(왜건)를 출시한 이후 사륜구동으로 유명해진 스바루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바로 수평대향형 엔진. 수평대향형 엔진은 말 그대로 엔진 피스톤이 수평으로 마주보며 움직이는 형태입니다. 일반적인 직렬엔진이나 V형 엔진은 수직 혹은 수직에 가깝죠. 엔진 실린더가 수평으로 배치되어 높이가 낮고 진동이 적은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기술들은 스바루의 슬로건인 '주행의 즐거움(Driving Pleasture)'으로 연결됩니다. '언제나 즐겁게 운전할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 스바루의 철학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즐거운 운전을 할 수 있는 사륜구동, 수평대향형 엔진을 탑재한 CUV가 바로 아웃백입니다.

SUV와 세단, 그 사이? 

호주 대륙의 광활한 '미개척지'를 의미하는 아웃백은 1995년 출시된 스바루의 대표 CUV입니다. 시승한 모델은 아웃백 3.6R 로 2009년에 데뷔한 4세대 모델입니다.



우선 낮고 긴 모양새가 눈길을 끕니다. '더 낮게, 더 길게'는 새로 출시되는 SUV들의 공통된 특징이긴 합니다만 아웃백은 좀 다릅니다. 루프라인을 깍아내려 쿠페 스타일로 만든다거나 허리선을 높이는 등의 형태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납작하게 눌러놓은 형태입니다. SUV보다는 승용차에 가까운 스테이션 왜건의 실루엣이죠.

왜건형태가 남은 옆모습



 스바루의 대표 세단인 레가시(LEGACY)와 동일한 플랫폼을 쓴다는 것과 최초의 아웃백이 레가시의 왜건형 모델이었다는 출생의 비밀을 알고나면 이해가 가는 부분입니다. 스바루가 SUV가 아닌 CUV(Crossover Utility Vehicle)라고 소개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아웃백의 외관은 화려하거나 혁신적이진 않습니다. '아이캣처' 역할을 하는 도드라진 포인트는 없지만 반대로 쉽게 질리지 않을 생김새입니다. 큼직하니 직관적인 그릴과 헤드램프는 시원시원한 느낌으로 이러한 단순하고 직관적 디자인은 실내로 이어집니다.

단순명료한 직관적 인테리어



각종 전자장비들로 인해 버튼이 많은 차에 익숙하다면 '시원함'을 넘어 '썰렁함'을 느낄수도 있습니다. 시승차의 오디오패널이 비어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운전석 전체에 버튼들이 많지 않습니다. 그리나 크기가 큼직하고 조작 또한 직관적으로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사용하기는 편리하다는 이야기죠.
 

오디오없는 시승차..ㅜㅠ

단순하여 뭔가 부족해보이지만 있어야 할 기능들은 다 있습니다.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부터 경사로밀림방지장치, 에코드라이빙어시스트 등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다만 신차들에 일반화된 스마트키나 아이팟 연결 단자, 블루투스 핸즈프리 등의 전자적 편의장치들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점입니다.



대칭형 AWD의 탁월한 주행성능

도로위에서의 아웃백은 안정적입니다. 전통있는 사륜구동답게 코너링시의 안정감은 발군입니다. 북악스카이웨이의 코너링부터 목동 아파트단지의 십자형 교차로들까지 차량의 회전시 차량이 지면에 착 달라붙은 듯한 느낌이 인상적입니다. 뛰어난 접지력은 '운전이 쉽다'라는 느낌마저 만들어줍니다. 도로 상황에 따라 항상 토크를 최적의 상태로 배분해주는 스바루만의 대칭형 AWD 시스템의 장점이죠.

살짝 험상궂은 뒷태



수평으로 배치되어 서로의 진동을 상쇄하여 준다는 수평대향형 엔진
, 이른바 박서엔진은 진동이 적다고 알려져 있죠. 그러나 처음 아웃백을 타고 놀랐던 부분은 진동보다 정숙성입니다. 3.6L 엔진이 만드는 260마력의 힘을 모두 쓰는 동안에도 실내는 매우 조용했습니다. 진동없고 안정적이니 승차감이 좋은 것은 말할 필요도 없겠습니다. 허리지지까지 전동으로 조절가능한 편안한 시트 덕도 있겠네요. 단지 아쉽다면 5단뿐인 자동변속기입니다.  

아웃백은 가속시 몸이 확 제껴질듯한 가속력이나 폭발력은 없지만 묵직하니 속도를 높여가는 맛이 있습니다.  다이나믹함이 필요하다면 스티어링휠의 패들시프트로 운전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습니다.

정말 편안한 시트



탈수록 매력적인 차, 아웃백 

아웃백을 처음 보고 4,790만원(3.6L 기준)이라는 가격을 들으면 높은 가격에 깜짝 놀랍니다. 하지만 스바루는 겪어봐야 그 매력을 알 수 있습니다. 수평으로 누운 엔진이나 토크를 늘상 배분해준다는 사륜구동 시스템은 도로위에서나 그 매력을 알 수 있습니다. 매장에서 고객 시승코스를 정말 잘 잡아야겠구나란 생각을 했습니다. 일단 타보고 나면 가격저항감이 상당히 줄어들기 때문이죠.

4:6 폴딩이 가능한 적재공간



안정적인 주행성능과 튀지 않는 무난한 디자인이 장점인 아웃백. 그리고 여기에 왜건 형태의 넓은 뒷좌석과 큼직한 적재공간이라는 장점도 있죠. 하지만 이런 장점들이 동시에 한계이기도 합니다. 자동차를 자기표현수단이자 패션아이콘으로 생각하는 최근 경향을 생각하면 아웃백의 특성들은 보수 성향입니다. 실제로도 가족용도의 패밀리 세컨카로 구매하는 비중이 높다고 하는군요..



수평대향형 엔진을 쓰는 브랜드는 스바루와 포르쉐뿐입니다. 하지만 포르쉐의 엔진이 뒤쪽에 위치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고 대칭형 AWD를 생각하면 스바루 아웃백은 처음 접해본 새로운 종(種)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알아서 멈춘다거나 차선을 벗어나면 경고해주는 장치적인 안정감이 아닌 차량 자체가 주는 안정감. 그리고 이 안정감에서 만들어지는 편안한 운전의 즐거움이 바로 이 독특한 종의 가장 큰 특징이자 스바루의 지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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