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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도 '쿨'한 파리지엥 - 포드 노조의 파리모터쇼 습격사건

차고안이야기/자동차 뉴스

by _윤군 2010. 10. 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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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모터쇼를 관람하다 잠시 밖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일단의 무리를 발견했습니다. 모두 똑같은 하얀색 티셔츠를 입고 계단쪽에 모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시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포드'의 노조였습니다. 

야외에서 '일단' 모인 포드 시위대



계단에 모여 구호를 외치며 관객들에게 자신들의 주장을 어필하는 그들을 보고 '이 양반들은 시위도 질서정연하게 하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시위가 아니라 마치 축구장에서나 볼 수 있는 서포터즈같은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게다가 남아공 월드컵 이후 스타가 된 부부젤라까지 동원되었으니 파리 생제르망의 홈경기장이 이런 분위기일겁니다. 

이들을 뒤로 하고 본격적인 관람을 시작하고 있을 때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일산 킨텍스보다 큰 전시장에서 각 브랜드들이 음악을 틀고 있는데도 웅성거림이 느껴질 정도면 보통 일이 아닌거죠. 

포드로 향하는...



근원지를 따라가보니 아까 그분들입니다. 전시관 안으로 들어오신거죠. 네, 그렇습니다. 포드관으로 가는거죠. 부부젤라 소리와 함께 구호를 외치며 포드로 향합니다. 


역시! 뭔가 다름을 느끼게 해 준 포드



순식간에 포드관은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만 그 분위기는 결코 무겁거나 심각하지 않았습니다. '파업의 나라' 프랑스답게 오히려 일반 시민들이 구호를 함께 외쳐주고 그들을 응원해주는 모습은 빨간 머리띠의 노동자와 대치한 전경들의 모습에 익숙한 저에게는 일종의 충격이었습니다. 

스테이지에서 노래하고 함성지르던 시위대


포드는 미국의 빅3 중 유일하게 구제금융을 받지 않았습니다. GM이나 크라이슬러보다 사정이 좋아 파산신청까지 하지는 않았지만 유럽시장에서의 열세는 어쩔 도리가 없죠. 지난 3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섰지만 경영정상화를 위한 사측의 비용감축안을 포드의 유럽노조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반해 GM과 크라이슬러는 임금동결과 임금인상을 위한 파업 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포드와 유사한 비용감축안을 받아들였죠.   


결국 이런 이유로 포드관은 시위대에게 점거되었습니다.


가장 언성이 높았던 분.. 하지만 아이들은 즐거울 뿐



시위대는 자신들의 주장이 적힌 스티커를 전시된 포드의 차량위에 붙이고 색종이를 뿌리며 30분여를 머물렀습니다. 이 시간동안 다들 웃으며 지켜보는 관람객들의 태도 또한 놀라웠습니다. 물론, 포드 관계자들은 난감하다는 표정이었지만 이들을 제지하거나 당황한 기색은 없었습니다. 전시관 내 안전요원들도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 미리 사전신고가 되어있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렇다면 더욱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런 유형의 시위가 허가를 받다니요.. 우리나라였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부스의 모델들을 양옆에 끼고 인터뷰하는 시위참가자



2009년 서울모터쇼에서 있었던 '마티즈 선지사건'을 기억하시는 분들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깜짝 등장한 소녀시대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을 때 밖에서는 노조가 마티즈에 소피를 뿌리는 '퍼포먼스'를 연출했었습니다.


이런 우리의 과거를 생각해보면 색종이 뿌리며 즐겁게 행진하는 파리지엥의 시위는 즐거운 이벤트 정도입니다. 잠깐 동안의 점거가 끝난 후 시위대 옷을 입고 함께 온 가족들과 다른 브랜드들의 부스를 돌며 모터쇼를 관람하는 이들을 보면서 '시위가 일상이구나'란 생각을 했습니다.


과연 포드가 유럽노조와의 갈등을 어떻게 풀 수 있을지... 북미시장에 비해 열세인 유럽시장에서 어떻게 선전할 수 있을지 두고봐야겠습니다.


랠리 출격 전 액땜?한 피에스타 RS W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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