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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위드러브] 일탈과 판타지의 도시, 그 안의 현실적 자동차

차고안이야기/화면속엔 자동차만..

by 언제나 즐거운 _윤군 2013. 6. 1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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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위드 러브(Rome With Love)'

시공간을 넘나들며 아름다운 파리를 보여준 '미드나잇 인 파리'에 이은 우디 알렌의 작품입니다. 우디 알렌 특유의 위트 넘치는 유머가 로마 구석구석 아름다운 경관에 녹아있는 매력적인 영화죠.

영화는 당양한 인물들을 통해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어 봤을 일탈과 환상을 보여줍니다. 우연히 들른 여행지에서 평생의 배필을 만나고, 여자친구의 친구에게 마음을 빼앗겨 사랑하게 되고, 느닷없이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되어 화려한 삶을 살게 됩니다. 서로 밖에 모르던 부부가 각각 새로운 이성에게 유혹당하고, 어릴적부터 간직했던 꿈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기도 하죠. 좀 어이없는 방식이지만..-_-;

 

 

애니웨이...

동시다발적으로 보여지는 여러 에피소드들은 모두 로마의 주요 관광지와 좁은 일상의 골목길을 배경으로 합니다. 트레비 분수나 포폴로 광장과 같은 관광 스팟부터 트라스테베레와 같은 옛 거리까지...  마치 이탈리아 관광청이 만든 로마 홍보영상을 보는 듯한 기분입니다. 심지어 영화 막바지에는 놀러오라며 노골적인 홍보를!!!

일탈을 벗어나서,,, 건축가 존의 경우에는 이 사람이 실존 인물인가 아니면 관객들에게만 보이는 허상인가 헷갈리게 만들 정도로 판타지스러운 영화지만 등장하는 차들은 참으로 '소박'합니다.

미래의 '나'에게 훈수를 받지만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사랑에 빠져버리는 잭(제시 아이젠버그)의 차는 피아트의 소형차인 푼토(PUNTO)입니다. 그것도 최신형이 아닌 1993년부터 생산된 1세대 푼토입니다. 아직 학생이니 최신형 스포츠카를 타고 있었다면 더 어색했겠죠. 그래도 지붕이 벗겨지는 컨버터블입니다. 푼토 컨버터블은 출시 당시 가장 저렴한 컨버터블이었죠.

 

 

 

 

 

20년이 다 된 컨버터블이지만 가장 부러운 차이기도 했습니다. 왜 부러운지는 영화를 보시면 아실.... *-_-*

 

 

새로운 푼토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던 필부(匹夫)인 레오폴도. 이탈리아 국민 배우 로베르토 베니니가 맡은 레오폴도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로마 시민이었으나 어느날 아침 눈을 떠보니 로마 최고의 스타가 되어 있습니다. 집앞에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고 그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 심지어는 어떤 속옷을 입었는지조차 뉴스꺼리가 되죠.

셀리브리티가 되기 전 레오폴도의 차는 피아트 크로마(CROMA)입니다. 1985년부터 1996년까지 생산된 노치백 스타일의 패밀리카입니다. 이탈디자인의 쥬지아로가 타입4 플랫폼을 위해 디자인하였고 이 디자인이 사브 9000, 알파 로메오 164 등 동일 플랫폼을 쓰는 다른 브랜드에도 적용되었습니다.

레오폴도의 차는 원형은 아닌 1991년 페이스리프트된 모델입니다.  

 

레오폴도는 꿈만 같은 스타로서의 삶을 살게 됩니다. 하지만 대스타가 된 그를 픽업하러 온 차는 란치아 테마. 우리나라에서는 크라이슬러 300C로 불리죠.

 

 

크라이슬러는 유럽에서 란치아(LANCIA)라는 브랜드를 달고 300C는 테마(Thema)라는 이름으로 판매됩니다. 란치아는 크라이슬러를 소유한 피아트 그룹의 브랜드죠.

람보르기니와 페라리와 같은 슈퍼카들의 고향이 이탈리아인데 셀리브리티 레오폴도의 차는 겸손하게 크라이슬러 300C라니... 본인에 대한 관심도 모자라 부인조차 낡은 드레스가 빈티지 드레스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정도라면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정도는 타줬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니면 레오폴도가 꿈꾸는 환상의 한계치가 크라이슬러 정도였을지도...

 

란치아 테마를 탄 장쯔이

 

레오폴도의 집 주차장에 세워진 이웃의 차도 소박한 피아트 세이센토입니다. 세이센토(Seicento)는 600이라는 뜻. 피아트 친퀘첸토(Cinquecento)의 후속으로 1998년부터 생산된 소형 해치백으로 지금은 다시 신형 피아트 500에게 그 자리를 내주고 단종되었죠.

 

 

 

영화에는 피아트 500도 등장합니다. 이탈리아를 등장하는 소형자이니만치 빠질 수 없죠. 주인공과 연관되어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잠시 나온 뒷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자신이 살던 옛 거리를 거니는 건축가 존(알렉 볼드윈)의 뒤로 보이는 빨간 친퀘첸토의 귀여운 뒷모습이 녹색의 담쟁이 덩굴과 대비되어 강렬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트라스테베레 거리죠.

 

 

시간이 멈춘 듯한 골목안, 벽을 휘감은 녹색의 담쟁이를 배경으로 새빨간 컬러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비단 피아트 500만이 아닙니다. 역시 이탈리아라면 빼놓을 수 없는 아이콘인 베스파!  125cc의 베스파 LX125입니다.  이탈리아 스쿠터의 대명사와 같은 모델이죠. 영화 중간에 한번 더 나온 듯한 기억이...

이 외에도 국내에서 보기 힘든 많은 차들이 등장합니다. 감독이면서 직접 출연한 우디 알렌이 사돈에게 찾아가면서 탄 택시는 포드 C-max입니다. MPV인데 택시로 쓰이는군요.

 

 

영화 내내 닛산 미크라, 푸조 207 등 자그마한 소형차들이 수도없이 지나쳐가죠.

추억으로 되살아난 젊은 날의 삼각관계와 하루 아침에 대스타가 되는 꿈만 같은 상황.  부부가 헤어져 남편은 콜걸과, 부인은 영화배우를 거쳐 빈방털이와 함께하는 이상야릇한 판타지. 샤워를 해야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터무니없는 방식으로 실현된 꿈 등 일탈과 공상을 보여주는 영화 '로마 위드 러브'.

누구나 '이랬다면...' 하고 떠올렸던 환상적 에피소드들은 로마의 도시적 특성과 그 안의 소박하고 현실적 자동차들로 인해 더욱 돋보입니다.  잭이 포르쉐를 탔다면 삼각관계가 아니라 '작업' 혹은 '바람'이 되었을테고, 레오폴도가 람보르기니 레벤톤을 탔다면 판타지에 어색해하는 그의 모습을 그려낼 수 없었겠죠. 무엇보다 삐까뻔쩍한 모델들은 존이 거닐던 시간이 멈춘 듯한 역사와 예술의 도시 로마에 어울리지 않았을겁니다. 이런 면에서 영화 속 평범한 자동차들은 판타지를 돋보이게 하는 충실한 조연이자 배경 역을 해낸 셈입니다.

그러고보니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는 오히려 로마에 안 어울리는 듯..ㅎㅎ

영화를 보고 여행에 대한 충동을 억누를 자신이 있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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