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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동차 수출 시대를 연 현대자동차 프레스토 아멕스(PRESTO AMX)

차고안이야기/올드카 스토리

by _윤군 2014. 3. 2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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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일 2014년 2월

올드카 스토리의 첫번째는 현대자동차의 프레스토 아멕스(Presto AMX)다.

아멕스(AMerica eXport Ver.)에서 알 수 있 듯이 미국 수출을 위한 모델이다. 해치백이던 포니 엑셀을 세단형으로 바꾼 모델이 프레스토(Presto)고 이 프레스토에 미국 수출을 위해 미국 안전기준인 5마일 범퍼, 알루미늄 휠 등을 장착한 수출전용 모델이 바로 프레스토 아멕스다. '5마일 범퍼'는 시속 5마일, 그러니까 시속 8km/h의 저속에서도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범퍼를 말한다.




'프레스토 아멕스'라는 이름은 내수용과의 구분을 위한 것으로 일종의 마케팅용 네이밍이다. 1987년 국내 판매를 실시하면서 내수용과 다른 고급 모델임을 알리기 위해 만든 장치인 셈이다. 실제 미국 수출 모델명은 엑셀(Excel)로 해치백(국내명 포니엑셀)과 세단(국내명 프레스토 아멕스)의 구분만 있을 뿐이었다.

1985년 미국 법인을 설립한 현대자동차는 1986년부터 미국에 프레스토와 엑셀을 수출하기 시작하여 첫 해 16만대를 판매하며 본격적인 대미 수출을 시작한다. 1988년에는 전차종 수출누계 100만대를 넘어섰고 1990년에는 미국 현지 판매 100만대를 돌파하며 수출 전성기를 구가한다. 이러한 수출 호황의 배경에는 2차 오일쇼크 이후 미국 소비자들의 경제적인 소형차 구매 증가와 미 행정부의 대일자동차쿼터제 실시가 있다. 토요타 등 일본 경쟁사들이 쿼터제에 묶여 중형차 시장에 집중하는 동안 현대자동차는 '작고 싸고 넓은' 엑셀을 앞세워 소형차 시장을 장악한다. 수요 한계가 명확한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거대한 시장을 찾음으로서 오늘날의 글로벌 카메이커 현대자동차가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무려 5,000달러라는 저가 공세로 '아시아에서 만든 싼 차'라는 이미지가 굳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게다가 브레이크 패드 결함에 따른 리콜 등도 이어져 품질에 대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제네시스'를 통해 고급 브랜드로 발돋움하기 위한 현대자동차의 발목을 잡고 있는 '중저가' 이미지도 이 시기에 굳어진 셈이다. 






 

 

음악 용어로 '빠르게'를 뜻하는 프레스토(presto)는 미쯔비시의 1,500cc 엔진에 국내 최초 수동 5단 기어를 장착했고 최고 속도가 시속 160km/h였다. 지금이야 별 거 아니게 느껴지지만 당시로서는 고성능 세단이었다.


지금과는 다른 특징이 많은 프레스토. 무엇보다 힌지가 앞에 있어 안쪽이 들어올려지는 본닛 개폐방식이 특이하다. 슈퍼카도 아닌데...  보조석 밑에는 납작한 '서랍'도 있고 도어 안쪽에는 '재떨이'도 있다. 요즘과는 정말 많이 다른 형태다.

 

 



 

 

프레스토는 당대 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인 '조르제토 쥬지아로가'의 작품이다. 웨지 스타일 바디의 창시자인 쥬지아로는 포니를 디자인하며 현대자동차와 인연을 맺었고 포니에서 보여준 각진 스타일을 프레스토에도 고스란히 적용시켰다. 물흐르듯 흘러내리는 곡선을 강조하는 현대자동차의 플루이딕 스컬프처 디자인 컨셉과는 너무나 다르다. 간결한 직선만으로 만들어진 단순한 디자인.

 

사실 수많은 메이커로부터 디자인 의뢰를 받던 쥬지아로의 이탈디자인은 1974년 디자인한 폭스바겐 골프의 스타일을 계속 우려먹었다. 이 시기의 피아트 판다와 현대자동차 포니와 사브 9000 등이 모두 비슷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요즘처럼 인터넷과 SNS도 없던 시절, 다른 나라의 차를 보기란 쉽지 않았을테니 얼추 비슷하게 디자인해도 나라가 다르다면 크게 문제되지 않았을 듯 싶다.

 










 

 

포니가 '자가용' 시대를 열었다면 프레스토는 해외 수출을 앞세워 '고급차' 인식을 심어준 역사적 모델이다.  자동차 해외 수출 시대를 연 주역이기도 하다. 1989년 단종되어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지만 간혹 발견하면 반가운 차, '프레스토 AMX'다.

아... 당시 판매가는 고급형이 4백67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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