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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베키오 밤비노] 질주하는 1926년식 벤틀리. 상상을 초월하는 참가차량

차고안이야기/올드카 스토리

by _윤군 2014. 4. 20.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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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키오 쇼크'

처음 참가한 일본의 클래식카 투어링 '베키오 밤비노'는 충격적이었다.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드는 클래식카와 슈퍼카 80여대가 모인데다 오카야마, 구라시키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주행코스와 어디서나 손 흔들며 반겨주는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차를 사랑하는 오너와 운영진들의 열정. 그야말로 신선한 경험이었다.



<1926년식 벤틀리 3L SPEED MODEL FITTED WITH 4½L의 출발로 베키오 밤비노 시작!>




'2014 베키오 밤비노(Vecchio Bambino)'는 2014년 4월 5일부터 6일까지 일본 오카야마 일대에서 1박 2일로 진행되었다. 대회 명칭인 '베키오 밤비노'는 이태리어로 '아이같은 어른'을 의미한다. 영어로 'Old Boy' 정도의 느낌이다. 나이가 들었어도 차를 좋아하고 즐기는 순수한 어른들의 모임이랄까?

베키오 밤비노는 일반 차량이 아닌 클래식카와 익조틱카(슈퍼카)가 참여하는 자선 투어링 프로그램이다. 클래식카는 전자제어장치가 포함되지 않은 1973년 이전 생산된 차량이며 익조틱카는 생산연도에 관계없이 대회운영위원회가 인정한 차량이다.

참가 차량은 오카야마 유노고 온천에서 출발하여 구라시키에 도착, 다음날 구라시키 미관지구를 출발하여 다시 오카야마 시내로 돌아오게 되며 총 500km 정도를 주행하게 된다. 이틀간 코스를 돌며 체크포인트에서 확인을 받고 오는, 경쟁보다는 즐기기 위한 경주가 '베키오 밤비노'다.



<1956년형 재규어 XK140>


<같은 브랜드의 OB와 YB가 한 자리에>


<스바로가 되살린 메르세데스 벤츠 500K>


<1927년식 부가티 T35B>


베키오 밤비노의 첫번째 충격은 다름아닌 참가차량. 흔히 이야기하는 '클래스'가 다르다.

엔트리넘버로 총 83대가 참가했다. 생산된 지 무려 87년이 지난 1926년형 벤틀리부터 롤스로이스, 재규어와  MG, 로터스까지... 여기에 람보르기니와 페라리, 드토마소와 포드의 쟁쟁한 슈퍼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80여대의 클래식카와 슈퍼카가 출발지에 모여있는 그 자체가 장관. 모터쇼가 따로 없었다. '실물을 볼 수 있을까?' 싶던 차량들이 눈앞에서 으르렁대며 출발을 기다리는 광경은 감동이었다.



<1926년식 벤틀리 3L SPEED MODEL FITTED WITH 4½L>


엔트리 넘버 01번은 1926년형 벤틀리 3L SPEED MODEL FITTED WITH 4½L. 가장 주목을 받은 차다. 노부부의 나이는 각각 72세와 74세. 87년된 차까지 합치면 총 233세인 셈이다. 80년이 지난 차의 오리지널리티를 따지긴 힘들다. 이 정도의 외관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신기할 정도인데 너무나 멀쩡하게 주행한다. 이 벤틀리를 자식처럼 여기는 노부부는 더이상 구하기 어려운 부품들은 직접 제작해서 수리하며 유지해왔고 '랠리 니폰'과 같은 클래식카 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만에서 열린 친선 대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경쾌한 하늘색의 재규어 E-Type 로드스터는 특유의 롱노우즈를 뽐내며 눈길을 끌었고 가장 작은 1968년형 피아트 500은 깜찍한 외관으로 가는 곳마다 갤러이에게 '가와이'를 연발하게 했다. 


<알파 로메오 1600TI super>


<내 엔트리 넘버는 14번>


그 유명한 더블 버블의 알파 로메오 줄리에타 SVZ와 줄리아 스프린트 GT, GT1300 주니어  등 국내에선 한 대 보기도 어려운 알파 로메오도 총 6대가 참여했다. 내가 운전한 차량도 알파 로메오로 엔트리 넘버 14번의 1964년형 알파 로메오 1600TI. 1600cc 엔진을 얹은 스포츠 세단으로 힘이 넘치는 모델이다. 

사람들이 모인 곳이면 위로 열리는 시저도어를 '높이' 열고 주행한 람보르기니 디아블로나 함께 모여 연이어 달리던 버킨 7과 AC 코브라들. 

1969년형 페라리 365GT 2+2와 2012년형 페라리 430 스쿠데리아가 함께 주행하는 진풍경도 만들어졌다. 


<5.2L 엔진의 람보르기니 쿤타치 5000 Quattro Valvole>


수많은 참가 차량들을 하나하나 소개할 순 없으니 대표적인 차량들만 사진으로 소개한다. 


<포드 머스탱이 빠질 수 없다. 1966년형 289GT 패스트백>


<국내에 곧 들어올 알파 로메오 GT1300 주니어>


<그 유명한 페라리 디노 246GT>


<458 이탈리아같은 최신형들은 '슈퍼카'로 참가>


1936년형 MG PA 스페셜도 엔트리 넘버 03번으로 도로위를 누볐고 로터스 유로파 스페셜, 1966년형 시보레 콜벳도 함께 달렸다. 포르쉐 356은 흔한 차로 보일 정도. 일본 올드카로 1965년 생산된 혼다 600도 참여했으며 닛산 페어레이디 Z432, 혼다 NSX 등도 볼 수 있었다. 


<국내에 자주 오시는 히비노상의 포르쉐 356B 카브리올레>


<알파 로메오 줄리아 스프린트 GT의 뒤를 따르는 페라리 430 스쿠데리아와 360 모데나>


<시저도어를 열고 다녀 주목을 받은 람보르기니 디아블로>


<'페라리 잡는 포드' 포드 GT40>


<애스턴 마틴 DB4 Sr.4 Vantage>


<로터스 슈퍼7을 재생산한 버킨7>


<일본에서 인기있는 포르쉐 365B 로드스터>


<리어 타이어의 폭으로 압도하는 드토마소 판테라>


<노란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는 마세라티 딜러의 참가 차량>


<질수하는 AC 코브라 427 St.>


<75번은 원래 마세라티 기블리S 였으나…>


 

이런 극히 보기 어려운 차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즐거움이었다.



<쉘비 코브라 427S, 쉘비 코브라 289FIA와 AC 코브라 427St.>


<1957년형 롤스로이스 실버클라우드1뒤로 보이는 마쯔다 코스모 스포츠>


주목해야 할 것은 일본에서 판매되지 않았던 차들이 다수라는 것이다. 오너들이 어떤 식으로건 구입해서 관리하고 운행해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구매와 유지를 뒷받침하는 클래식카 전문 딜러나 수리점 등이 있다는 것. 이러한 클래식카를 사랑하고 즐기는 인식과 넓은 '저변'이야말로 화려한 라인업을 가능케한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부러울 뿐이다.


참가한 분들과 코스 등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이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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