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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차열전] 시대를 앞서간 스타일 - 에스페로

차고안이야기/윤군의 시승기

by _윤군 2007. 10. 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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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 에스페로

에스페로(Espero)를 감히 명차라고 하는 이유는 그 스타일에 있습니다.
'에어로다이나믹'이라 불리운 공격적이고 날카로운 디자인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처음 몰고다녔던 차이기도 합니다. 에스페로운전자모임의 애칭인 에로동도 잊혀지지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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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를 앞서간 듯한 디자인은 이탈리아 디자인하우스인 베르토네의 작품이죠. 물론 베르토네가 디자인한 프랑스 시트로엥 XM과 너무 닮았다는 것을 알고나서는 다소 실망하기도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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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형 시트로엥 XM 2.0


 무엇보다 독특한 디자인 요소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없는 랩드 프론트(Wrapped Front)입니다. 당연히 있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그릴뱃지와 독특한 형태 등을 통해 많은 메이커들이 자사의 패밀리룩을 만들어가는 것이 바로 그릴이니까요. 그런데 그런 그릴이 없이 후드가 이어져 내려오는 디자인이 주는 충격이란...

 C필러마저 감싸버린 사이드글라스와 리어뷰미러를 가릴 정도로 높은 리어테크가 프론트와 어울려 만들어낸 에어로다이나믹 스타일은 공기저항계수(cd)를 0.29로 낮춰놓았습니다. 그야말로 날렵한 스타일을 자랑하는 차가 에스페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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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6년 개발을 시작해 4년만에 만들어져 90년 시장에 출시되었을 때는 이미 자사의 중형차인 프린스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같은 중형 2,000cc급이었으니 자사 중형차끼리 경쟁할 판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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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대우자동차는 91년 3월에 1.5DOHC로 하위모델을 내놓습니다. 시장출시 6개월만에 1.5 모델을 내놓은것이죠. 영국 로터스에서 개발한 100마력짜리 DOHC엔진을 탑재하였습니다. 저렴한 가격의 준중형급 배기량임에도 중형차 못지않은 큰 실내공간과 동급 최고의 트렁크룸,  14.85km/l로 좋은 연비가 장점이었으나 가속이나 등판시 힘이 모자란다는 것이 단점이었습니다. 2,000cc 프린스급의 차제에 1,500cc 르망급의 엔진을 얹었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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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페로는 잔고장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꽤나 많았는데 이것은 대우자동차의 고질적인 문제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자체가 만들어낸 넓은 실내공간과 독특한 스타일링은 아직까지도 인상적인 차로 남게 만든 에스페로만의 장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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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년에는 2.0 모델을 없애고 1.8MPFI 엔진과 1.5 DOHC 1.5 SOHC 의 3가지 라인업을 유지합니다. 그리고 97년 3월 출시된 누비라에 자리를 물려주면서 퇴역했습니다. 90년 9월부터 97년 12월까지 54만6천520대가 만들어졌고 23만여대가 수출되었습니다.

 3위로 몰락한 대우자동차의 전략모델이기도 했던 에스페로는 다양한 마케팅을 벌인 차종이기도 합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은 영화 '탑건'의 주제가인 'Take My Breath Away'가 흐르던 TV광고입니다. 전투기와 함께 등장해서 많은 화제를 뿌렸던 광고입니다.

 또 요즘은 많이 사용되는 마케팅툴인 품질평가단을 운영하였습니다. 100명에게 한대씩 차량을 제공하고 1년간 타보게 하는 것이었죠. 달라진 대우자동차의 품질을 느껴보고 1년이 지나면 차를 반납하거나 중고차 가격으로 구매하라는 파격적인 조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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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러 홍보용 전화카드


 품질평가단의 95%가 구매를 했다고 합니다. 이 품질평가단은 최근 많은 브랜드들이 운영하고 있는 체험단이나 리뷰어 운영의 기본모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영국에서는 슈퍼마켓에서 차를 판매하기도 하는 등 독특한 마케팅 전략을 펼쳤습니다. 수출모델은 Aranos라는 이름을 달고 나가기도 했죠.

 93년에는 미스코리아 대회를 후원해 미스 서울 장미호씨가 미스 에스페로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TV광고모델로도 활약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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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산차의 스타일을 이야길할 떄 빼놓을 수 없는 에스페로.
  중형세단같지 않은 뛰어난 디자인에 비해 떨어지는 엔진과 잔고장, 낮은 중고차가격 등으로 소나타와 같은 베스트셀링 카가 되진 못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차임에는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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