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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차 큰기쁨 - 대우자동차 티코

차고안이야기/윤군의 시승기

by _윤군 2008. 1. 2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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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서핑을 하다 우연히 보게 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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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430 스파이더를 끌고가는 티코


 페라리 430 스파이더가 견인되어가는 장면입니다. 어라? 그런데 앞의 저 차는? 낯익은 저 모습은 혹시 티코(T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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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를 끄는 티코


 다른 사진에 선명히 나온 티코의 뒷모습!!
 지금의 GM대우 전신인 대우자동차가 잘나가던 시절, 폴란드 공장을 인수해서 티코를 현지생산하던 시절이 있었으니 티코가 저곳에 가있는 것도 충분히 말이 되지요.
 해서... 아련히 떠오르는 티코의 추억?을 되새겨봅니다.


 대한민국 국민차 - 티코

  티코(TICO)는 1991년 5월 데뷔한 대한민국 최초의 국민차입니다. 티코란 이름은 TINY + TIGHT + CONVENIENT + COZY 를 의미하는 이름이죠. 국민차답게 자동차 이름을 전국민 응모를 통해 뽑은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대우자동차가 예전엔 앞선 마케팅을 많이 선보였었죠..

 애니웨이..
 이렇게 이름을 얻게된 티코의 탄생에는 정부의 역할이 컸습니다. 정부는 1983년 '국민차 개발계획'을 발표하며 경차보급에 힘쓰겠다고 했지만 우리나라의 '중대형차 선호의식'과 이에 따른 자동차회사들의 수익을 우려한 난색표명에 지지부진했었죠. 그러다 90년대 이후 마이카붐과 더불어 석유값파동과 교통난 문제, 대우조선소의 파업 등의 여러가지 여건 속에서 대우자동차가 아닌 '대우조선 국민차사업부'의 손에서 탄생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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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코는 대우의 독자적인 모델이 아닙니다. 경차왕국이라는 일본 스즈키의 알토(ALTO)를 카피한 모델이죠. 스즈키 알토는 1979년부터 생산된 차로 초기 모델은 3기통 1.1L 엔진의 62마력, 최고속도 150km/h를 내는 차입니다. 이 모델은 1983년까지 생산되었고 대우자동차가 카피한 알토는 '알토 Mk2'로 불리는 2세대 모델입니다. 3기통 6밸브 796cc 엔진을 얹고 4단기어를 장착한 모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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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알토 2세대


 스즈키의 기술자들이 국내에 들어와 지휘감독하며 생산한 것이죠. 경차생산라인조차 없던 시절에 외국차를 베이스로 1988년부터 준비하여 3년만인 1991년에 출시했으니 매우 빠른 시간에 나온 셈입니다. 특성상 핸들도 왼쪽으로 옮기고 국내 실정에 맞게 크기와 너비도 커진데다 높이는 낮아졌습니다. 기어도 알토에 없는 5단 수동과 3단 자동 등의 옵션도 추가된 것을 감안하면 정말 빠른 생산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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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티코



 티코는 3기통 796cc 헬리오스 엔진을 얹어 최고속도 시속 143km/h 를 내며 무게는 640kg 입니다. 그야말로 경차죠. 차체 제원을 보면 길이3,340 X 너비1,395 X 높이1,395mm 입니다. 높이가 1미터 40센티미터 가량입니다. 지면과 차와의 높이와 시트 등을 감안하면 얼마나 좁을지 상상하실 수 있을겁니다.


 진정한 경차 - 티코

  이럼 아담한 스펙에도 불구하고 티코는 데뷔 첫해 3만 1,783대가 팔리고 이듬해 5만 9천여대가 팔리는 히트를 기록했습니다. '경제성'이라는 큰 장점 때문입니다. 티코의 공인연비는 무려 24km/l 입니다. 물론 수동 기본형 기준입니다만 자동변속차량이라고 해도 연비가 뛰어난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죠. 모 개그맨이 방송에서 우스개소리로 '기름 냄새만 맡아도 가는 차'라고 했던 적도 있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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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비와 티코


 티코는 경제성이라는 경차의 컨셉에 충실한 차였습니다. CD플레이어나 파워핸들 등 고급옵션은 아예 없고 에어컨조차 옵션이었습니다. '움직이는 교통수단'으로서의 합목적성에 충실했던 것이죠. 최근 출시된 뉴모닝은 사이드미러에 LED까지 달고있던데 그런 부가적인 기능이나 옵션들은 차량의 가격을 높이게 되고 '저렴한 가격과 높은 연비'라는 경차의 의미를 퇴색시키게 되죠.

 이당시 함께 나왔던 타우너, 다마스와 라보 등으로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경차가 보편화되나..싶던 시절도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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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세계를 누비는 티코



 파워핸들이 없는 관계로 주차시에 핸들돌리는 것이 매우 힘듭니다. 낮은 출력으로 에어컨도 오래 못켜놨던 기억이 나는군요. 이런 기능적인 불편함은 저렴한 가격과 유지비를 감안하여 참을 수 있지만 안전에 대한 부분은 가격과는 별개죠. 티코의 본닛을 눌러보신 분들은 아실겁니다. 어떤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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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에서 사고난 티코

 
 데뷔 다음해인 1992년 티코는 도어에 임팩트빔를 넣고 범퍼지지대를 보강하는 등 안전에 더욱 신경을 쓴 92년형 티코를 선보입니다. 이듬해인 93년에는 기존 플라스틱!!! 범퍼대신 FRP를 사용한 스포츠팩을 선보였고 1994년에는 범퍼의 충격흡수력을 높여 출시하게 됩니다.

 안전에 대한 부분 외에도 기본형인 티코 SE 외에 92년 자동변속기 모델이 나오고  94년에는 최고급 사양인 SR과 스포츠팩까지 등장하게 됩니다. 그래도 가격은 400만원이 안되었죠.

 최고급 옵션에 들어가는 것이 자동안테나와 파워윈도우, 디지털시계 등이었으니 기본형은 어떤지 상상이 가실겁니다. 요즘 차만 타보신, 예전 차량들을 안타보신 분들은 이해가 안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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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스펙들 덕에 티코는 많은 유행어도 만들어냅니다. '티코시리즈'죠.

 '타이어에 껌붙었는지 확인하라.'던가 '좌회전용 흰장갑 제공', '쪽팔려서 그랜저보다 빨리 달린다'와 같은 시리즈부터 90년대 유행이던 미국레슬링의 유명인사 '헐크 호건이 들 수 있는 무게'라는 등 참 많습니다. 재규어였나요.. 오래전 수입차의 사은품?이었던 적도 있습니다.

 - 한국 자동차 수출의 효자

 그럼에도 티코는 대우자동차의 수출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습니다. 1991년 5월 생산을 시작하여 2001년 3월 13일 마지막 콜롬비아 수출용 차량생산까지 10여년동안 67만 7천대를 생산했고 이 중 1/3인 26만 8천대를 수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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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티코 택시


  티코는 광고에서도 남다른 모습을 보여 그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티저광고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티저(Teaser)광고는 실체를 보여주지 않고 궁금증을 유발하는 방식의 광고로 유명한 것은 오래전 SK의 TTL이나 KTF의 SHOW 캠페인이 있고 최근 자동차 중에는 모하비 광고가 있죠. 자동차 회사들은 '몇월 몇일 **가 온다'라는 형태로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티코는 좀 더 크게 국민차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시민들의 인터뷰를 따서 '작은 차가 필요하다'라던지 '경제적인 차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등의 소위 분위기 잡기 광고를 해서 경차라는 개념 자체를 만드는 광고를 했습니다. 런칭 후에는 일요일 아침의 인기프로그램이던 '한지붕 세가족'에 출연하던 김혜수씨가 모델로 출연하기도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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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코는 우리나라의 대표 국민차로 현재는 은퇴해 마티즈에게 그 자리를 내주었지만, 경차와 합리적인 자동차, 연비와 유지비라는 '경차문화'를 만들어낸,  우리나라 자동차 역사의 한 줄기를 만들어낸 차입니다.

 IMF 당시에는 경차의 승용차시장 점유율이 35%까지 올랐던 적도 있습니다만 그 이후 다시 꾸준히 떨어졌고 최근 다시 경차혜택 확대로 인해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자동차생활을 원하는 소비자와 국가의 경차 혜택, 세컨드카의 도입으로 국내에도 경차수요가 많아진 것이 사실.

 티코가 만들어놓은 길을 달릴 멋진 경차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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