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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비와 피터 슈라이어, 그리고 그의 차들

차고안이야기/디자인&디자이너

by _윤군 2008. 1. 1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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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sh] http://serviceapi.nmv.naver.com/flash/NFPlayer.swf?vid=BE9863695B2B857CAA570A6DD4AD13278429&outKey=05493b189e392166ac8d8f7e8a4e594a138c2621bbbf2d0e2ae2ab6d19f06f8bf8c95557ab22cb45bbb0a031e0a78ca2


 최근 진행되었던 기아 모하비의 티저광고.
 세계적인 거장들과 만난다는 광고였습니다. 세계적인 자동차 포토그래퍼인 조지 피셔, 자동차 촬영감독 마이클 미키와 함께 나온 사람이 바로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Peter Schreyer)입니다.

 다른 두명이 모하비의 출시 후 광고를 위해 초빙한 거장들임에 비해 피터 슈라이어는 모하비의 디자인을 담당한 기아자동차의 부사장 겸 CDO(Cheif Design Officer), 디자인총괄책임자입니다.

 어찌보면 자화자찬격인 이 광고가 설득력있는 것은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이 그간 만들어낸 많은 명작들 때문이죠. 쥬지아로와 베르토네 이후 BMW의 크리스 뱅글, 아우디의 발터 드 실바와 함께 유럽의 3대 디자이너로 손꼽혔던 피터 슈라이어. 그와 그의 작품들에 대해 알아봅니다.

 우선 개인적인 신상정보.

  • 1953년, 독일 출생
  • 1975년, 뮌헨의 산업디자인전문학교(the Industrie Design Fachhochschule)에서 디자인을 시작
  • 1979년, 영국 왕립예술대학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공부하여 아우디와 인연
  • 1980년, 아우디에서 디자인을 본격적으로 시작 
  • 1991년, 1992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의 아우디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근무
  • 1992년, 1993년까지 아우디의 컨셉디자인 담당
  • 1993년, 폭스바겐에서 익스테리어 디자인을 담당
  • 1994년, 아우디의 디자인 책임자로 근무
  • 2002년, 폭스바겐 디자인 총괄 책임
  • 2006년 8월부터 현재, 기아자동차 디자인총괄책임자

 바이오는 이정도입니다. 뒷조사도 아니고 더 자세할 필요도 없을듯...

 - 피터 슈라이어의 디자인철학, 직선의 단순화


 모하비와 관련되어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이 언급되면서 많이 나온 이야기가 바로 그의 디자인 철학인 '직선의 단순화'입니다. 디자인적인 이야기를 말로 풀긴 어렵죠. 이제 피터 슈라이어의 차들을 살펴봅니다.

 우선 아우디 시절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Audi TT. 정말 인기 많은 차죠. 아우디 TT를 보면 과연 직선과는 거리가 멀다고 느낄수도 있는데 그의 기본적인 디자인 철학은 '혁신'이기 때문입니다. 기존 아우디의 틀에박힌 디자인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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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색 아우디 TT


 아우디가 그간 3박스 형태의 기본적인 디자인만을 고수해온 것을 감안하면 둥글둥글한 TT의 디자인은 가히 '혁신'으로 불리만합니다. 블로비즘 디자인의 대표작으로 아우디 TT는 모던 디자인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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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의 뒷모습


  1995년 컨셉트카로 데뷔한 아우디 TT는 이미 2세대에 접어들었습니다. 탄생시 혁신이 지금은 진보로 이어지고 있는거죠. 그리고 그 인기 또한 꾸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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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디자인에 힘입어 '올해의 차' 등 다양한 상을 받은 상복많은 차입니다. 여성들에게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차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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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TT의 옆라인과 테일램프


 사실 자동차 디자인이라는 것이 한사람이 다 쓱삭쓱삭 그려서 되는 것은 아니죠. 때문에 아우디 TT를 피터 슈라이어 한사람의 차라고만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포드의 부사장으로 있는 제이 메이스나 프리먼 토마스 같은 유명 디자이너들도 분명 아우디 TT의 디자인에 참여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피터 슈라이어의 대표작으로 TT를 꼽는것은 그가 TT의 컨셉부터 참여했고 TT의 탄생 당시 아우디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자리에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차의 전체적인 디자인 외에도 아우디 특유의 주유구는 유행이 되어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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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TT 의 개스캡


 아우디 TT 의 이런 원형 크롬에 볼트가 박힌 형태는 주유구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에도 사용된 테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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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스티어링 휠과 에어컨벤트, 기어놉 주변에 공통적으로 사용되었죠. 성공적인 모델이기도 하고 아우디라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일신한 모델이기도 합니다.

 피터 슈라이어는 TT 외에도 A4와 A6, Rosemeyer와 같은 다수의 컨셉트카 디자인을 담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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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의 전설적 드라이버 Bernd Rosemeyer의 이름을 딴 컨셉트카 Rosemeyer


 아우디 A2, A3, A4, A6, A8 그리고아우디 TT 까지의 전 차량과 Quattro Spider, Allroad Quattro와 Avantissimo, Rosemeyer 같은 컨셉카들의 디자인을 담당했습니다. 아우디의 디자인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었으니 모든 디자인이 그의 손을 거쳐가는 것은 당연했겠죠.

 아우디 A6 Avant 등을 보면 그가 말하는 직선의 단순화가 어떤 것인지 알듯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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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6 Avant


아우디 A6는 1994년부터 아우디의 중형라인업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Avant는 웨건형을 말하는 거죠. A6는 메르세데스의 E클래스와 BMW의 5시리즈, 재규어 S타입과 렉서스 GS 등과 경쟁하는 모델입니다. 치열한 시장이죠.

 폭스바겐에서도 그의 디자인은 빛을 발합니다.

 컨셉트카 단계부터 그의 손을 거친 차들도 여럿입니다. 컨셉트 1, C, R, T 등 여럿입니다. 컨셉트 1은 뉴비틀로, 컨셉트 C는 VW EOS로 만들어졌고 컨셉트 R과 컨셉트 T는 각각 로드스터와 버기로 발전되었습니다. 컨셉트R 같은 경우도 폭스바겐 최초의 로드스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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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비틀쇼의 깜찍한 뉴비틀. 기어스틱은 배트모양이랍니다.


 비틀과 함께 폭스바겐의 전설적인 차인 마이크로버스의 리뉴얼에도 참여했다고 알려지고 있는데 아직까지 뉴 마이크로버스는 준비가 덜 되었나봅니다. 오래 기다리고 있는데도 안나오는군요.

 컨셉트카로 발표되었던 컨셉트C는 EOS로 양산화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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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의 컨셉트C


 200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데뷔한 EOS는 쿠페 컨버터블입니다. 양산형의 디자이너는 Murat Günak 로 기록되어 있습니다만 이미 피터 슈라이어가 발표한 컨셉트카와 거의 비슷한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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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컨셉트카인 컨셉트T


 폭스바겐의 대표모델 중 하나인 VW Golf 역시 피터의 손길을 거쳐갔습니다. 해치백의 대표주자인 골프는 1974년부터 생산되어 왔습니다. 많은 변화를 거쳐 지금은 5세대에 이르렀고 피터 슈라이어의 디자인이 적용된 것도 현재 생산되는 5세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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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해치, 골프 GTi


 폭스바겐 골프는 고성능 모델인 GTI와 R32 등의 라인업이 있습니다. GTI와 R32 모두 피터 슈라이어의 작품입니다. 물론 성능에 치중한 것이니만치 큰 디자인의 변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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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R32


 간혹 피터 슈라이어의 전작 중 하나로 람보르기니가 소개되기도 합니다. '뉴비틀이나 아우디 TT를 만든 피터 슈라이어가 슈퍼카를?'이라고 의아해하기 쉽지만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람보르기니는 아우디 계열이고 결국 폭스바겐 그룹이 오너로 있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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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결국 아우디에 있던 피터 슈라이어는 아우디의 디자인 책임자로서 디아블로의 차기작인 무르시엘라고의 개발에 참여합니다. 실질적인 디자이너라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을듯합니다.

 피터 슈라이어는 2006년 기아자동차로 자리를 옯깁니다.
 기아자동차의 디자인 총괄 책임자로서 몇 대의 컨셉카를 발표합니다. 우리나라 자동차 디자인에 대해 "한국은 마치 고립된 섬(island)과 같다"던 그가 드디어 혁신을 가져올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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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LA 오토쇼의 KND-4


KND-4 는 콤팩트SUV로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였었죠. 피터 슈라이어는 KND-4를 “기아차의 미래 디자인에 대한 열정이 KND-4에 모두 녹아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또 하나의 컨셉트카인 키(K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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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컨셉트카 키


 KND-4가 현대적이고 역동적인 보여준 것과 마찬가지로 Kee 역시 활력넘치는 디자인입니다. 피터 슈라이어는 KEE를 기아 디자인의 역사적인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시드의 컨버터블 모델인 익시드 등을 디자인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나온 모델이 바로 모하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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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모하비


 서두에 광고를 언급했는데, 모하비의 광고에 피터 슈라이어가 전면에 나서는 것은 안맞는다고 봅니다. 이 모하비는 이미 피터 슈라이어가 기아자동차로 옮기기 전인 2005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이미 기아 메사(MESA)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모델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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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발표된 메사의 스케치


이미 컨셉트카가 나온 상태에서 참여했으니 그의 디자인 철학이 충분히 녹아들었을지 의심이 가는 거죠.. 앞서 소개한 Kee와 KND-4가 그의 역량을 발휘한, 디자인을 '주도'한 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는 생각입니다.

 직책상 공식석상에 모습을 자주 드러내는 피터 슈라이어. 그의 전작들과 기아의 컨셉트카. 그리고  유럽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시드를 보면 기아의 피터 슈라이어 영입을 보도한 외신신기사가 떠오릅니다.

 '이제 경쟁사는 기아의 품질뿐만이 아니라 디자인도 걱정해야 할것이다'

 경쟁사는 걱정할지언정, 보는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앞으로 그의 손을 거쳐 나올 멋진 차들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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