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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못생긴 자동차? AMC 페이서(PACER)

차고안이야기/윤군의 시승기

by _윤군 2008. 5. 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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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콜렉터들을 위한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헤거티(Hagerty Insurance)社는 자사고객 2,500여명을 대상으로 가장 '의아한(Questionable)' 디자인을 한 차를 조사했습니다. 한마디로 가장 이상하게 생긴 차를 조사한거죠. 이 조사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차가 오늘 소개할 AMC페이서(Pacer)입니다.

 
가장 못생긴 차 - AMC 페이서



 우선 AMC라는 회사도 낯설죠. 제조사인 AMC는 1954년 1월, 내쉬-켈비네이터社와 허드슨 모터스社가 합병하여 만들어진 자동차 회사입니다. AMX같은 유명한 차를 생산하기도 한 아메리칸 모터스 코퍼레이션(American Motors Corporation)은 지프로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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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프 이야기를 잠시 하면, 지프를 생산하던 윌리스 오버랜드社는 1953년 카이저社로 넘어갔고 카이저사는 다시 1970년 AMC에게 인수됩니다.  지프 브랜드를 가지고 있던 AMC는 1987년 크라이슬러에게 인수되면서 결국 지프가 크라이슬러 소속이 된거죠. 

 애니웨이... AMC 페이서가 등장한 배경에는 1970년대의 오일쇼크가 있습니다. 기름값이 연일 비싸지면서 1960년대에 등장한 머스탱같은 머슬카들이 단종되기 시작했고 자동차회사들은 보다 효율적인, 경제적인 차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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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서의 인쇄광고


 이런 70년대 중반인 1975년, 페이서는 '최초의 넓고 작은 차(First wide small Car)'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시장에 나옵니다. 넓은데 작은 차라.. 어딘가 앞뒤가 안맞는 이 말은 곧 넓은 콤팩트카라는 말입니다. 그램린(Gremlin)이라는 서브콤팩트카를 가지고 있던 AMC가 이와는 다른 좀 큰 차를 만들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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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톤컬러의 페이서



 2도어의 해치백 스타일임에도 엄청나게 넓적했던 페이서의 폭은 77인치가 넘습니다. 쉬운 예로 비교해보자면 현대자동차 소나타의 폭이 72인치이니 얼마나 '넓적'한지 알 수 있습니다. 길이는 4.3 미터로 소나타보다도 40센티미터정도 짧은데 말이죠. (당시의 소형 개념은 지금 우리와 다름니다. 당시 캐딜락과 같은 차들은 5미터가 훌쩍 넘었으니 페이서 정도면 작은 차였던거죠..)  이런 와이드한 차체에 리터당 연비는 8.5km 였습니다.

넓적한 차! 페이서


 페이서는 고유가 시대를 위한 작고 연비뛰어난 경제적인 차라기 보다 소형이지만 대형차만큼의 넓은 너비로 승부하는 그런 차인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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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서의 복잡스런 내부



  3.8L l6 부터 5.0L V8엔진까지 나왔던 페이서는 95 제동마력을 내며 최고속도는 시속 169km/h에 정지부터 시속 100km/h까지의 가속시간은 14초정도입니다. 기어는 3단 수동 및 자동 변속기어가 생산되었습니다. 그리고 랙앤피니언 스티어링은 미국차 처음으로 채택된 것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결과적으로 폭이 넓은 소형차라는 것 외에는 그다지 경제적인 차도 아니고 성능이 매우 뛰어난 차도 아니었다는 결론이...-_-; 

21세기 자동차의 모습?


 페이서를 이야기할때는 성능보다는 디자인이죠. 타임닷컴 등 수많은 잡지와 사이트에서 못생긴차를 뽑을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페이서의 디자이너는 리차드 티그(Richard A. Teague)입니다. 지프의 명차인 체로키(Cherokee)를 디자인한 인물이죠. '깍두기 바디'의 대명사인 체로키의 디자이너가 만들었다고 보기 어려운 형태의 페이서..

 페이서는 넓적한 앞부분에 툭 올라온 헤드램프 덕에 '개구리'라는 별명을 얻었죠. 이런 형태는 포르쉐의 그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B필러를 지나면서부터는 뭔가 앞과 뒤의 발란스가 무너진듯한 페이서. 뒤가 잘린듯한 느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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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서의 뒷모습



 하지만 페이서의 매력은 뒷모습. 크고 둥그스름한 리어윈도우가 달린 뒷모습은 페이서만의 개성넘치는 모습입니다. 적재용량이 큰 것은 말할것도 없죠. 페이서의 이 풍만한 엉덩이는 1977년에 나온 포르쉐 928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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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많은 수가 현역으로 질주중..

 페이서가 판매될 당시 '21세기 자동차의 모습'이라는 문구를 사용했습니다. 미래의 자동차들은 페이서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을거라는 거죠. 이 문구가 틀린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개인적으로 페이서가 못생겼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귀여운 모습이죠.

 고급 트림의 가격이 5,000달러정도로 결코 싸지 않았던 페이서는 나름 많은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첫해에는 7만대가 넘게 팔렸고 생산된 5년동안 28만대가 만들어졌습니다. 1977년부터는 4인치정도 차체를 늘려 스테이션웨건 형태로도 생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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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태를 강조한 페이서의 광고


 
 독특한 디자인으로 못생긴 차의 대명사로 손꼽히긴 하지만 개성넘치는 뒷모습과 각 길이가 다른 좌우의 도어, 대형차못치않은 너비로 마니아들에게 사랑받는 차이기도 한 페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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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웨인스월드1'의 페이서


 비록 여러 설문조사에서 못생긴 차로 뽑히긴 했지만 페이서는 너비로 승부하는 독특한 마케팅포인트와 개성넘치는 혁신적인 디자인의 시도가 돋보이는 차입니다.




 사족으로... 국내차 중 가장 못생긴 차를 뽑는다면 뭐가 될런지...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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