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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탁송비, 왜 소비자가 내야하나...

차고안이야기/자동차마케팅

by _윤군 2008. 3. 3.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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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전 차를 새로 구입한 분과 대화하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들었습니다. 처음 차를 받아오는 길에 톨게이트에 들어섰는데 운전석 창문 내리는 버튼을 못찾아서 결국 문을 열고 내렸다는 것이죠. 그 차가 미니쿠퍼였으니 그럴법도 합니다.
 차를 받으러 갈 정도로 좋았냐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탁송료가 비싸서..' 였습니다. 그러고보니 왜 차는 탁송료를 소비자가 내는 걸까요?

 탁송료는 사실상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배송비죠. 뭐.. 배나 비행기라면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회사들은 구매한 소비자에게 제품을 보내주는 비용이므로 당연히 판매자가 부담합니다. 온라인쇼핑이 일반화된 요즘, 책 한권을 사도 무료, 티셔츠 한장을 사도 무료입니다. 무료가 아닌 경우에도 일정 금액 이상 구매시에는 무료가 됩니다. 온라인이 아니더라도 동네에서 치킨 한마리를 시켜도 무료 배송이고 백화점에 가서 크고 비싼 가구를 사도, 대형 가전제품을 사도 배송료는 무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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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합니다. 수백, 수천.. 억대의 자동차를 샀는데 내가 내집에서 받으려면 돈을 더 내야한다니 말이죠. 왜 유독 자동차만 '착불'이냐는 겁니다.

 이름이 달라서일까요? 탁송료의 '탁송'은 '부탁하여 보낸다'라는 뜻입니다. 위탁배송이라는 뜻입니다. 제조사 외에 위탁업체가 있나봅니다.
 
 자, 그럼 차를 받기위해 내가 배송하는 업체에 소비자가 위탁했을까요? 아닙니다.
 인도받을 장소에 차를 보내기 위해 위탁한 것은 자동차판매사지 소비자가 아닙니다.
 소비자는 위탁업체를 고른적도 없고 만나본 적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차를 인도받는 비용을 소비자가 내는 것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정한 '자동차 표준매매약관' 덕입니다. 공정위가 승인한 것인데도 공정스럽지 않아 보입니다.

 공정위 홈페이지에 있는 자동차 매매 표준약관 4조 2항을 보면 '생산공장 이외의 장소를 인도장소로 하는 경우 을은 자동차의 운송구간 및 방법에 따른 별도 운송비를 갑에게 지급하며...' 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쉽게말해 공장말고 다른데서 차를 받으려면 자동차 회사에 돈을 내라는 거죠.

 세상 어떤 제품이 공장만을 제품 인도장소로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많은 대리점은 단지 전시장이나 딜러들을 위한 사무실인걸까요?  게다가 왜 또 운송비는 갑에게 가는걸까요... 인도 방법에 대해 갑과 을이 협의할 수 있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각 사별 홈페이지를 통해 알아보니 탁송료가 제법 나오더군요.
 출고가 밀렸다던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는 20여만원입니다. 차를 받는 지역은 인천에서 경기로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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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대우자동차의 토스카 프리미엄6는 149,000원입니다. 출고 공장이나 받는 지역과의 거리에 따라 탁송료는 달라집니다. 출고를 기다리다 랜덤으로 출고지역이 결정될 경우 가까운 곳을 놔두고 먼곳에서부터 배송되어 탁송료가 비싸게 나올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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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카 프리미엄6 탁송.. 아니 배송료


 수입차들도 탁송료가 있긴 마찬가지. 앞서 말한 미니 쿠퍼의 경우 강남에서 경기도 부천까지 8만원 가량의 탁송료가 나옵니다. 체급별로 달라지는지 미니는 좀 적은 편이었죠. 각 사 딜러들에게 물어본 고급 세단들의 경우 제네시스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20여만원 정도였습니다. 단지 딜러 선에서 그정도는 할인해준다는 말은 잊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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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적재의 트랜스포터



 소위 '로드'라고 불리는 탁송기사가 직접 공도로 운전해오는 방식은 요즘 찾아보기 힘듭니다. 거의 트랜스포터로 실어오기 때문에 신차의 주행거리가 몇 킬로미터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탁송비는 캐리어 구입비용과 유지비, 기사 인건비 등이 포함된 비용이겠습니다. 아, 탁송기간동안의 보험료도 포함되어있다고 합니다.
 세부내역을 알 길이 없는지라 20만원 정도 되는 과연 탁송료가 얼마나 현실적인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제품들이 배송과 관련된 물류비용을 가격에 포함시키고 있겠죠. 하지만 인도장소를 생산공장으로 제한해놓고 그외의 지역은 무조건 소비자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은 절대 공정하게 생각되지 않습니다. 차값 자체의 거품이 빠지고 현실화됨과 동시에 이런 부분들도 개선되야 하겠습니다.

 자동차 가격과 관련되서 '공정하다'란 생각이 들게되는건 언제가 될런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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