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 베이 쉐라톤 호텔(Kobe Bay Sheraton Hote).
올해 고베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팸투어에서 이틀간을 신세진 호텔입니다. 정확히는 '고베 베이 쉐라톤 호텔&타워즈'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군요. 롯코 아일랜드에 위치한 최고급 호텔로 미슐랭가이드에서 '최상급 쾌적' 등급인 4 파빌리온을 받은 호텔입니다.
오늘은 고베 베이 쉐라톤 호텔의 이모저모를 보여드리기 앞서 중화요리 레스토랑인 '취향원(翠亨園, Suikyo-en)'의 요리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스이쿄엔'이라는 이름은 중국의 정치가이자 혁명가인 손문(孫文)이 자주 가던 향원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합니다. 고베는 예전부터 무역항으로 유명했고 중국과의 교류도 많아 화교도 많습니다. 일본 내 3대 차이나타운 중 하나인 난킨마치(南京町, なんきんまち)와 손문 기념관도 고베에 위치하고 있죠.
2층에 위치한 스이쿄엔에서 먹은 메뉴는 '리뉴얼 오픈 기념 조리장 특선 디너'.
디저트를 포함하여 총 8가지의 요리로 된 코스입니다. 2013년 3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두 달간 한정으로 선보이는 저녁 요리죠. 가격은 10,000엔. 3월말 현재 환율로 한화 11만원이 넘는 가격이지만 요리의 맛이나 종류, 서비스와 분위기 등을 생각하면 비싼 것만도 아닙니다. (우리나라 쉐라톤워커힐 중식당 금룡의 특선요리코스도 10만원 내외입니다.)
히로세(広瀬 泰郎) 요리장이 선보이는 디너 코스는 광동 요리로 효고현의 신선한 재료를 사용합니다.
우선 디너 구성은,
- 鳳城桜鯛魚
翠亨園特製桜鯛の刺身 (스이쿄엔 특제 참돔회)
- 紅焼春鮑翅
ふかのひれの姿煮菜の花添え (유채꽃나물을 곁들인 상어지느러미 통찜)
- 片鴨炸味
北京ダックと春の揚げ物 (베이징덕과 봄 계절 튀김)
- 蠓油鮑魚
鮑のオイスターソース煮 淡路島野菜添え(아와지섬의 야채를 곁들인 굴소스 전복찜)
- 酸辣西令牛
牛サーロインの酢辛味ソース (새콤하고 매운 맛의 스카라 소스와 소고기 등심)
- 蟹肉炒飯
蟹肉とレタスのチャーハン(게살 양상추 볶음밥)
- 極上杏仁糕
極上やわらかアンニン豆腐 (푸딩과 비슷한 중국 디저트)
입니다.
하나하나 소개해보면,
우선 '스이쿄엔 특제 참돔회'
사쿠라다이(さくらだい )는 벚꽃이 한창 필 때 산란을 위해 모여드는 참돔을 말합니다. 벚꽃도미 정도 되겠네요. 봄이 오는 이 계절이 참돔이 가장 맛이 좋은 시기랍니다. 이 참돔의 먹이가 지난달 시즈오카에서 먹은 사쿠라에비라고 하는군요..ㅎㅎ
부드럽고 쫀득한 참돔회와 어우러진 생강의 사각사각한 질감이 식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사쿠라다이, 봄철 도미 요리>
<아삭아삭 생강채와 어우러진 도미살이 일품>
다음은 삭스핀(Shark's pin).
나노하나를 곁들인 상어 지느러미 요리입니다. 나노하나(なのはな)는 유채꽃이 피기 전 아직 봉오리 상태일 때 그 부분을 삶아서 나물처럼 무친 요리입니다.
<유채꽃을 곁들인 상어 지느러미 요리>
<통찜으로 말캉말캉한 상어지느러미>
세번째는 북경오리. 베이징의 전통 요리로 유명하죠.
단, 훈제된 요리를 통으로 본 것은 처음...ㅎㅎ 머리까지 고스란히 있어 약간 충격적! 이었는데 그래도 맛있게 먹기만 잘 했다는...
<기름이 잘잘 흐르는 북경오리>
<다소 잔인하게 느껴지는...>
기름이 잘잘 흐르는 것이 질긴 비계가 연상되지만 쫀득하니 씹는 맛이 일품인 북경오리. 왜 살보다 껍질을 선호하는지 알겠더군요.
<밀 전병에 싸먹는 훈제북경요리>
중반에 이르러서 나오는 랍스터 생강 파 볶음. 그 유명한 광동랍스터입니다.
북경오리처럼 랍스터 한마리를 통으로 요리해 와서 쪼개어 나눠줍니다. (우리 일행은 4명이었다는...) 담백하고 부드러운 것이 일반적인 구이와는 또 다른 맛입니다.
보통 중국요리를 먹을때는 쟈스민차와 같은 차를 마시면서 입을 개운하게 만들고 기름기에 대한 대비(?)를 하지만 저는 맥주와 중국 전통주인 소홍주를 마셨습니다. 스이쿄엔의 일본 맥주는 아사히, 기린과 삿포로, 선토리가 준비되어 있으며 한 잔에 950엔입니다.
<에이리언 아니에요.. 랍스터에요>
<속살이 꽈악~ 찬 랍스터>
다음은 야채를 곁들인 굴소스 아와비(전복)찜!
큼지막한 전복 하나를 통으로 쪄낸 요리입니다. 아까워서 먹을수가 없었던... 함께 곁들인 야채는 아와지섬에서 공수해 온 것입니다. 아와지섬은 고베가 위치한 칸사이와 시코쿠의 사이에 있는 섬으로 지난해 나루토해협의 우즈시오를 보러 갔다가 카드결재가 안되 그야말로 쌩고생을 한 바로 그 동네입니다. 카드를 받아들고 "이건 뭐지?"라는 표정을 짓던 고속버스 터미널의 직원분이 떠오르는군요. 그만큼 도시의 때(?)가 묻지 않은 신선한 시골 동네입니다. 그곳에서 공수한 야채인것이죠.
앞서 말한 것처럼 맥주와 함께 마셨던 고월용산(古越龍山) 소흥주(紹興酒). 고월용산은 소흥 지방의 명주로 4,000여의 역사를 자랑하는 명주입니다. 그 해 나온 찹쌀과 호수의 얼음을 이용하여 겨울에 주조하는 술로 국빈 연회에서 사용되는 술이기도 합니다. 도수가 높지 않아 식전에 마셔도 좋고 차 대신 식사 중에 마셔도 좋습니다.
<도수가 높지 않은 중국의 명주 '고월용산 소흥주>
다음은 스카라 소스로 맛을 낸 소고기 등심(牛サーロインの酢辛味ソース). 매콤하니 향신료의 독특한 향이 감도는 스카라 소스가 뿌려진 등심입니다.
<매콤한 소스의 등심 스테이크>
<등심이 부드럽기가 비할데 없는...>
가장 마지막 식사는 기본적(?)인 게살(カニ) 볶음밥입니다.
<부들부들 게살과 어우러진 볶음밥>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디저트는 안닌도후(杏仁豆腐). '행인두부'라고 쓰고 영어명은 아몬드 푸딩이지만 두부, 푸딩과는 좀 다른 쫄깃함이 있습니다.
정말 별 거 없이 안닌도후에 시럽 한숟가락 뿌리고 산딸기 하나 올려놨는데 그 맛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그 맛이 포스팅하는 지금도 생각나네요..ㅎ
8개의 요리를 모두 먹고 나니 두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순서대로 차근차근 제공되는 맛있는 요리와 사이사이의 정겨운 대화. 여행에서 맛집을 찾아 돌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한끼 쯤은 이런 사치스러운, 그리고 여유가 넘치는 식사 한 번 정도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요리를 만드신 히로세(広瀬 泰郎) 요리장.
<신선한 요리를 고객의 테이블에 대접하고 싶다는 '히로세' 요리장>
최근 스이쿄엔의 요리장을 맡게 되셨다고...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부인 덕에 부대찌개 등 한국 요리도 자주 드시고 대장금을 즐겨보셨다는 히로세 조리장님. 재료의 신선함을 중요시하고 풍부한 해산물을 최대한 활용하는 광동 요리를 하기에는 고베가 최고인지라 고베에서 일본식 광동요리를 즐겨보라고 자신있게 권하시는 모습에서 요리사로서의 자부심이 느껴졌습니다.
전 언젠가 또 가게 된다면(가겠죠?) 다음번에는 딤섬을 먹어보고 싶네요.
코스요리였지만,
꼭 고베 베이 쉐라톤 호텔의 스이쿄엔이, 반드시 고베가 아니어도 맛보시길 권하는 의미로 소개했습니다.
<스이쿄엔의 입구는 로비 좌측>
영업시간은,
점심 / 11:30a.m. ~ 2:30p.m.
저녁 / 5:30p.m. ~ 9:00p.m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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