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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블라인드 테스트', 현대차의 화려한 안전성능 제원 영상

차고안이야기/자동차마케팅

by _윤군 2014. 5. 2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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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제네시스’는 현대차가 벤츠, BMW 등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 2009년부터 48개월 동안 총 5,0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최첨단 후륜구동 세단'이다. 이 제네시스를 위해 최근 미국용 홍보 영상 '블라인드 테스트'를 선보였다.

널리 알려진 블라인드 테스트는 1972년 펩시 콜라가 진행한 펩시 챌린지 캠페인이다. 눈을 가린 채 코카콜라와 펩시, 두 가지 콜라를 모두 마셔보고 선호하는 콜라를 선택하는 테스트로 참가자의 2/3가 펩시를 선택했다. 펩시는 이 테스트를 광고로 만들어 대 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코카콜라와의 격차를 1% 이내로 줄이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이후 블라인드 테스트는 2위의 이슈메이킹을 위해 종종 사용되는 툴이 되었다.

 

 

현대자동차도 '블라인드 테스트'라는 캠페인이다. 하지만 비교는 아니다. 단순히 ‘블라인드’ 상황을 만들었을 뿐. 차 밖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타이어를 갈기갈기 찢을 듯한 스파이크가 널려있는 길을 고속주행하고, 커다란 버스들 사이사이를 추월하며 아찔하니 통과한다. 거대한 컨테이너가 시계추처럼 흔들리는 장면은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떠올리게 한다. 운전자는 제네시스의 신호를 따를 뿐이다.



The Stop - Automatic Emergency Braking  
알아서 멈춘다. 선행 차량의 급제동 위험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긴급 상황 시 차량을 비상 제동하는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AEB)’으로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 두 가지를 모두 이용한다.

 



The Slalom / The Gauntlet - Blind Spot Detection system with Rear Cross-Traffic Alert  
아웃사이드 미러로 확인이 어려운 시야 사각지대 차량 또는 후방 고속 접근 차량 등을 인지해 경보하는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으로 2편이 제작되었다.

 


The Spike - Lane Departure Warning with Lane Keep Asist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S)으로 윈드실드에 장착된 카메라로 차선을 인식하여 운전자가 턴시그널을 조작하지 않고 차선을 이탈할 경우 경고 디스플레이 및 스티어링 휠 진동 등으로 경고하여 사고 위험성을 낮춘다.

 

 

멋드러진 영상이다. 그러나 뭔가 부족하다.

운전자가 미처 확인하지 못하거나 급작스럽게 닥치는 상황에 대해 알아서 반응하는 '똑똑한' 제네시스를 보여준다. 하지만 너무 과한 연출이라 공감이 가지 않는다. 물론 '거짓'은 없으나 치밀하게 계산된 '스턴트'로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리스 밀란의 비장한 표정마저 오버스럽다. 기능의 명칭 조차 '어시스트', '경보' 등 보조적 역할로 규정하고서도 왜 굳이 일상과 동떨어진 비현실적 상황을 만든 것인지... 결과적으로 차만 강조된, 사람이 없는 영상이다. 이런 극한 상황에서도 작동하는 칼같은 기능이 아니라 이 기능으로 인해 지켜지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이 프리미엄 브랜드의 화법이 아닐까 하는거다. 

좀 더 부드럽고 유머스럽게, 사람이 중심이 되게 표현할 순 없었을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상황에 기능을 녹여낼 순 없었을까? 소비자들은 공감과 유머가 있는 스토리를 원한다. '이건 이런거야'라고 자랑하듯 알려주는 기능 설명은 팸플릿으로 충분하다.

그러고보면 현대차 광고는 그래왔다. 이 차는 원래 이렇게 타는 거라며 본인들의 입장에서 차 이야기를 했고 차의 본질은 결국 이 네가지라며 규정지었다. 현대자동차의 중심에는 항상 차가 있었다. 사람이 아니라.

현대자동차.

기능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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