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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의 미래 - 재규어 XF

차고안이야기/자동차 뉴스

by _윤군 2008. 6. 15.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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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포스팅은 재규어 XF의 시승후기입니다. 국내에는 지난 5월의 부산국제모터쇼를 통해 데뷔했죠. 재규어의 중형라인을 책임지던 기존의 재규어 S-Type을 대신할 차입니다.

- THIS IS NEW JAGUAR

재규어 XF의 놀라운 변화는 외관에서 시작됩니다. 이것이 과연 재규어가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디자인이 바뀌었습니다. 가히 혁신적이라고 할 수 있죠. 더군다나 XF가 대신할 S타입은 우아한, 풍부한 볼륨과 라인으로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던 차임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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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F


재규어 특유의 부드럽고 우아한 라인은 그동안 재규어를 클래시컬한 차로 만들었지만 XF는 좀 더 야무지고 단단한 라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재규어의 상징이던 리핑 캣(Leaping Cat) 오나먼트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뛰어오르는 모습을 하고 있는 리핑 캣을 달기에는 본닛라인의 각도가 맞지 않아서죠. 대신 큼지막한 크롬메쉬 그릴안에 재규어의 얼굴을 형상화한 그릴뱃지를 달고 있습니다.

 '스포츠세단'임을 강조하는 재규어 XF의 옆라인은 재규어의 그랜드투어러인 재규어 XK와 닮아있습니다. 디자이너인 이안 칼럼으로서도 재규어의 전통을 완전히 버릴 수 없었을테니 재규어 XF의 디자인 유산을 물려받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을겁니다. 실제로 재규어 XF의 공기저항계수는 0.29로 역대 재규어 모델 중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고속주행시 차체를 눌러주는 다운포스를 만들기위해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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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베일링중인 재규어 XF


재규어 XF는 2.7D 모델과 SV8 모델 2가지가 있습니다. 시승한 차는 재규어 XF 2.7D 입니다. 재규어는 S타입 디젤때부터 조용하기로 유명했죠. 재규어 XF도 마찬가지입니다. 디젤모델치고는 상당히 조용합니다.

 재규어 XF의 실내는 단순하지만 재미있는 요소가 많이 있습니다. 시동을 거는 순간 원통모양의 기어변속기가 스르륵 올라오고 에어컨 벤트가 회전하면서 모습을 드러냅니다. 자동차 인테리어에 '수납'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거죠. 버튼을 최소화하는 단순한 인테리어를 좋아하는 이안 칼럼의 디자인 철학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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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하지 않는 것들은 모두 안보이게 수납되는거죠. 재규어 XF의 가장 큰 특징인 '재규어 드라이브 셀렉터'는 일반적인 스틱형과는 달리 손가락만으로 가볍게 좌우로 돌려 기어를 바꿀 수 있는 로터리 방식입니다. 이 역시 재규어의 특징인 J자 형으로 만들어진 J-Gate 를 버리고 새롭게 채택한 방식입니다. 직관적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고 크지 않기에 실내 공간을 더 넓어보이게 하죠. 저는 운전중에 오른손을 변속기 위에 올려놓는 습관이 있어서인지 간혹 허전하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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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F 2.7D의 2.7리터 6기통 엔진은 최고 출력이 207마력으로 주행시 충분한 힘을 느끼게 해줍니다. 토크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진 않을겁니다. 차체도 무거운 편은 아니니까요.

언덕과 커브가 많았던 제주도의 시승코스는 재규어 XF 를 시험해 보기에는 충분했습니다. 기본 주행시에는 뛰어난 안정감과 정숙함이 돋보였습니다. 코너링에서도 충분한 접지력을 발휘하고 과속방지턱 등의 요철도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그러면서도 BMW나 아우디와는 또 다른 느낌이죠. 아쉬운 점이라면 급격한 코너링시 가죽시트가 운전자를 확실히 잡아주지 못한다는 것 정도입니다. 세단에 버킷시트까지 필요하진 않겠지만 스포티한 주행을 강조하는 차임을 생각하면 아쉽습니다. 물론, 평상시 가죽시트의 느낌은 훌륭합니다.

드라이브 셀렉터를 S모드나 D모드로 놓고 주행하면 스포츠세단으로서의 느낌을 확실히 받을 수 있습니다. 변속이나 가속시의 반응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약간 거칠게 변하죠. 패들시프트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운전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패들시프트에 적응하는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긴 하지만 익숙해지면 정말 편리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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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F 2.7D의 공인연비는 12.2km/l입니다. 연비는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에는 중요한 포인트긴 합니다만 경유가격이 너무 올라서....

4도어 5인승 중형차인 재규어 XF는 뒷좌석이 약점입니다. 쿠페형이라 루프라인이 뒤쪽으로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뒷좌석의 헤드룸이 낮고 3명이 앉을 경우 가장자리의 어깨부분 공간이 경쟁차종에 비해 부족합니다. 참고로 제 키는 180cm입니다.  그리고 뒷좌석에서는 재규어 XF가 자랑하는 푸른 실내조명의 혜택이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입니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패밀리카보다는 오너중심의 차라고 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전장, 전폭 등에서 경쟁차종인 아우디 A6,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에 비해 조금씩 큰 치수를 가지고 있는 재규어 XF인지라 운전석과 조수석은 충분한 공간이 있지만 스타일을 위해 뒷좌석의 공간이 조금 희생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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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두 숙련된 장인들에 의해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가죽과 원목으로 이루어진 인테리어는 여전히 재규어만의 우아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밤이 되어 실내조명을 사용했을 때 버튼들이 집중되어 있는 센터페시아 부분에서는 약간의 산만함이 느껴지긴 합니다만 전체적으로 은은한 푸른빛의 실내조명은 나무랄데가 없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재규어 센스'. 글러브박스 등에 채택된 방식으로 센서를 이용하여 살짝 터치하는 것 만으로도 개폐가 가능하다. 손가락 하나로 슬쩍 건드리면 되는 것으로 익숙해지면 꽤나 편리할 듯 합니다. 안전을 위하여 센서에 수직으로 건드릴 경우에만 열리게 되죠. 다만 민감한 터치 방식이기에 고장에 대한 걱정이 생기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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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움과 우아함을 버리고 날렵함과 강인함을 택한 재규어 XF. 가장 볼륨이 크고 경쟁도 치열한 중형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 등장한 재규어 XF는 이제 재규어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있죠.  

이제 새로운 재규어가 얼마나 크게 포효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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