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때문에 부산모터쇼가 반쪽? 국내차는 자유로운가...

2010. 4. 20. 02:00차고안이야기/자동차로 수다

2010년 부산국제모터쇼가 이른바 ‘반쪽’으로 열리는가 봅니다. 부산모터쇼 운영위원회의 보도자료에따르면 이번 부산모터쇼에는 스바루와 로터스, 두 수입차 업체만이 참가하는군요. 흔히 수입차라면 떠올리는 BMW나 벤츠, 아우디 등은 참가하지 않는다는 거죠.



이를 두고 얼마 전 부산지역시민단체들은 부산지역 BMW와 벤츠 매장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었습니다. 한 해에 수십억의 마케팅 비용을 쓰고 부산/경남지역에서 많은 판매를 기록하는 수입차 업체들이 부산모터쇼에 불참하는 것은 ‘부산/경남지역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것입니다.

광고효과 VS 부산모터쇼 참가

하지만 과연 이런 시민단체의 실력행사로 수입차업체가 움직일까요? 제 생각엔 아닙니다. 국내 진출한 수입차업체들은 한국 시장을 위한 ‘지사’죠. 광고는 물론 행사 참가비까지 한 해 동안 집행할 모든 예산은 사전에 본사에 보고되어 승인된 후 집행됩니다. 2010년에 쓸 예산은 이미 2009년에 계획되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예산 항목에 ‘부산모터쇼 참가비’라고 명시하진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행사비 혹은 프로모션 비용으로 책정되었을 그 비용 안에 부산모터쇼 참가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더군다나 부산모터쇼는 전국 딜러들에게 환영받을 수 있는 행사도 아니죠.

부산모터쇼로 데뷔하는 스바루 아웃백


그렇다면 왜일까요?
수입차가 잘 팔린다 할지라도 마케팅 비용은 유한하죠. 정해진 금액 안에서 어떤 ‘툴’을 이용할 것인가라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은 마케팅의 기본입니다. 광고비를 수십억씩 쓰는 것은 그만큼의 효과가 있기 때문인거죠. 부산모터쇼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긍정적인 태도를 만들어 낸다면 수입차 업체가 외면할 리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부산모터쇼가 과연 수입차 회사들의 선택을 받을만한 행사였는지를 다시 돌아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부산모터쇼로서는 2008년 행사가 끝난 뒤 결과를 정리하고 더 나은 2010년 모터쇼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했을 겁니다. 2008년 부산모터쇼만해도 미국 브랜드들이 불참하였고 경쟁행사?격인 작년 서울모터쇼에도 BMW 등 다수의 수입차 브랜드들이 불참했다면 위기의식을 가졌어야 하지 않을까요?   2년이라는 시간이 길어 너무나 초심으로 돌아간 것은 아닌지 궁금합니다.

국내완성차도 ‘반쪽’ 개최에서 자유로울 순 없습니다. 국내차도 월드 프리미어를 안하는 모터쇼에서 수입차에게 월드 프리미어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 투싼ix를 앞세워 올해 170만대가 넘는 차를 생산할 예정인 현대자동차는 올해 부산에서 공개할 이렇다할 빅모델이 없고 기아자동차는 이미 스포티지R을  일반에 공개, 판매중이고 K5는 뉴욕모터쇼에서 먼저 공개하였습니다. 오히려 쌍용 회생의 불씨가 될 C200에 관심이 가죠.

독일이나 일본, 미국의 브랜드가 한국의 모터쇼를 국제적으로 키우려 노력하진 않을 것입니다. 국제모터쇼로의 위상은 결국 현대와 기아, 르노삼성과 GM대우 그리고 쌍용이 만들어야 한다는 거죠..  경쟁모델의 출시나 모터쇼의 시기를 무시한 무조건적인 국내에서의 월드 프리미어를 바랄순 없겠죠. 하지만 작년 서울모터쇼만 해도 세계 최초로 공개된 차가 9대였기에 이런 바램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월드 프리미어가 아니라면 최소한 볼거리를 많이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택시로도 타는 차를 보러 모터쇼에 갈소냐....

국내 완성차업체가 새로운 차를 선보이는 것이 불가하다면 세계적 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의 디자인전략 발표같은 뉴스 창출이나 올 초 서울에서 개최되었던 ‘닛산 테크놀로지 스퀘어’와 같은 기술 전시여도 좋을 것입니다. 작년 서울모터쇼는 나름 ‘친환경’에 포커싱된 모터쇼로 치루어졌죠. 제발 전국 각지의 대리점은 물론이고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차로 자리만 차지하는 행태는 반복하지 안았으면 좋겠습니다. 모터쇼에는 택시를 보러가는 것이 아닙니다. 수입차의 홍보 혹은 마케팅 담당자라고 역으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내가 도요타, 아우디의 본사 담당자라면 부산모터쇼에 가보고 싶을까요?

물론 쉬운 역할은 아님도 압니다. 미국이나 중국 시장 등을 고려하면 국내차도 상하이 모터쇼나 제네바 모터쇼 등 해외 유수의 모터쇼를 선택하고 집중하는 것이 맞겠죠. 하지만 지금의 현대, 기아를 만들어준 국내 소비자들을 생각한다면 의무이자 도리입니다. 국내차마저 국내 모터쇼를 도외시한다면 부산모터쇼의 재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2008년 최초 공개했던 제네시스 쿠페



사실 무엇보다 부산국제모터쇼 자체가 바뀌어야 하겠습니다. 수입차 대중화란 말이 낯설지 않은 지금 수입차 몇 대 전시한다고 사람이 모이진 않습니다. 그런 생각이었다면 그것 자체가 부산/경남지역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닐까요?

전시도 전시거니와 매년 반복되는 디자인 대회나 자동차 게임도 식상합니다. 몇년 전 모터쇼에서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랜드로버 익스피리언스도 모터쇼와 별도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런 체험형 프로그램은 없고 전시형 프로그램만이 남았죠. 이제 너무나 익숙해진 자동차와 그 옆의 레이싱모델, 그리고 DSLR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전부라면 2년 뒤엔 ‘국제’라는 말을 빼버려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국내완성차의 노력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현대나 기아가 어느 국제모터쇼에 가서 이처럼 넓은 부스를 차지하고 골든타임에 프레스 컨퍼런스를 할 수 있을까요?  홈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다면 아낄 줄도 알아야 하는 법이죠. 일년 중 부산모터쇼를 위한 소위 최소한의 떡밥을 남겨놓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요? 

부산모터쇼가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국내차들이 다양한 신차와 기술을 가지고 ‘쇼’로서의 내용에 충실할 때 비로서 수입차들도 각자의 몫을 다 하지 않을까란... 아니 서로 참여하겠다고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 봅니다. 

부산에서 정말 재미있는 쇼를 보길 기대하며 몇 자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