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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가 사라졌다! - 후드 오나먼트 이야기

차고안이야기/자동차로 수다

by _윤군 2010. 8. 24.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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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재규어?!

새로 출시한 재규어 올 뉴 XJ이야기냐구요? XJ가 없어서 못팔 정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긴 하지만 사라진 것은 아니죠. 오히려 거리에서 볼 수 있을테니 나타났다는 것이 자연스럽겠죠.

'리퍼(leaper)'라 불리는 재규어의 후드 오나먼트




사라진 재규어는 다름아닌 재규어의 본닛위에 자리하고 있던 '리퍼(leaper)'입니다.

재규어가 역동적으로 뛰어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한 후드 오나먼트(hood ornament)로 재규어의 상징과도 같았죠.  재규어 XF에 이어 재규어 XJ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본닛위를 장식하던 조각품은 트렁크 후드로 자리를 옮겼고 그 형태 또한 2차원 부조로 바뀌었습니다.

트렁크에 자리잡은 리핑 캣


'카 마스코트'라고도 하는 '후드 오나먼트'는 냉각수가 들어있는 라디에이터의 뚜껑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초기의 자동차들은 라디에이터가 외부에 노출되어 있었고 꼭대기에 있던 뚜껑도 당연히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 라디에이터의 과열 여부를 알기 위해 뚜껑에 온도 게이지를 붙이기 시작했씁니다. 이 게이지에 장식이 더해지면서 후드 오나먼트가 만들어진 것이죠. 화려한 장식이 더해진데에는 당시 아르누보에서 아르데코로 이어진 장식성을 강조하던 미술사조가 배경이 되겠네요.

이후 후드 오나먼트는 자동차 회사뿐만 아니라 자동차 개인 소유주들이 고유한 이니셜이나 문장을 넣으면서 다양화되었죠. 외국에는 이런 다양한 후드 오나먼트를 수집하는 콜렉터들도 많습니다. 50~60년대까지 인기를 끌었던 후드 오나먼트는 백야드빌더들이 줄어들고 대량생산화되면서 점차 없어지기 시작했고 최근엔 특정 브랜드들만이 후드 오나먼트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1920년대 등장한 포드 모델A의 라디에이터 캡



그러나 재규어의 리퍼와 같은 몇 안남은 '후드 오나먼트'마저 사라지고 있습니다. 디자인적인 측면이나 생산성의 이유도 있겠지만 보행자 안전이라는 이유가 큽니다. EU는 이미 2005년 롤스로이스의 '스피릿 오브 엑스터시(Spirit of Ecstasy)' 후드 오나먼트가 보행자 충돌시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변경할 것을 권고했었죠. 다소 격한 비유겠습니다만 오래전 코란도 등 SUV 들이 달았던 범퍼 가드(일명 캥거루 범퍼)를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이후 보행자 안전에 대한 규제가 활발히 논의되어 온 유럽에서는 이미 재규어나 벤츠 등은 후드 오나먼트를 없앤 채 판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보행자 안전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없는 국내에서는 많은 차들이 후드 오나먼트를 달고 출시되고 있죠. 수입차는 물론이거니와 국내차도 에쿠스나 체어맨, SM7 등 중대형 차종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 고정식으로 보행자 안전까지는 고려되지 않고 있어 아쉬운 부분입니다. 물론 GM대우의 대형세단 베리타스처럼  후드 오나먼트가 충격시 뒤로 쉽게 꺽이게 되어 있는 차종도 있습니다. 

롤스로이스의 '스피릿 오브 엑스타시'



보행자 개개인의 체형이 다른데다 차량의 높낮이, 주행속도 등 변수가 많운 만큼 후드 오나먼트가 반드시 해가 된다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 그러나 미국 교통안전국에 따르면 보행자가 자동차와 정면 충돌하면 00.3초 만에 무릎 아래 다리가 꺾이고 이 후 0.23초 뒤에는 몸이, 특히 머리가 자동차 보닛 혹은 앞 유리에 충돌한다고 하네요. 평평한 본닛위에 튀어나와있는 후드 오나먼트가 위험 요소가 될 가능성은 충분히 높은 셈입니다. 

평평한 본닛도 보행자의 충격을 줄이고 있는 추세인만큼 오나먼트를 없애는 것은 당연한 추세인듯합니다. 안전을 위해 후드 오나먼트를 없앤 재규어 XK는 이미 2005년 충돌시 100분의 3초 이내에 본닛을 17센티미터 정도 들어올려 보행자의 충격을 완화하는 기술인 PDBS(Pyrotechnic Pedestrian Deployable Bonnet System)를 도입했을 정도입니다. 이른바 '팝업 본닛'으로 최근 출시 차량들이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최근 출시된 신형 아반떼의 경우에도 내부골절을 통해 보행자 출격을 완화하는 '후드(보닛)인너 스틸 멀티콘' 기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더이상 범퍼만으로는 부족한 거죠. 

재규어 XK의 보행자 안전장치



보행자의 안전을 위한 것이니만치 당연한 것이지만 아쉽기도 합니다. 차량 자체에 적용되는 패밀리룩과는 다르게 후드 오나먼트는 그 자체로 예술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롤스로이스의 '스피릿 오브 엑스타시'는 영국의 조각가인 찰스 로빈슨 사이크스가 디자인한 작품이고 아르누보 시대의 대표적 아티스트인 르네 랄리크(Rene Lalique)는 많은 후드 오나먼트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이런 작품들을 본닛위에서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죠. 


듀센버그의 후드 오나먼트가 바로 르네 랄리끄의 작품



최근 닛산에서 시속 60km/h에서도 작동하는 '전면 추돌 방지 시스템'을 개발하였습니다. 점차 충돌을 방지하는 안전기술이 개발되면 후드 오나먼트가 다시 부활할 수 있을까요? 

예술적인 후드 오나먼트들..  감상해보시죠. 

영화 '킬링필드'에서 주인공을 살렸던 바로 그...



엠블럼을 활용한 캐딜락의 오나먼트

 

콜벳의 로켓도 유명하죠.




포드가 40년대 사용했던 그레이하운드

 

잘 알려지지 않은 럭셔리메이커였던 이소타 프라스키니



재규어의 리퍼

 

트럭으로 유명한 맥의 오나먼트

 

 

마이바흐



올드 벤틀리




지금은 사라진 스터드베이커

 

 

복스홀의 오나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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