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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가 2% 부족한 솔로 - 스바루 레거시

차고안이야기/윤군의 시승기

by _윤군 2011. 1. 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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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할 때 그렇죠.

백 번 잘 하다가도 한 번 실수하면 토라지고 작은 것에서 맘상하기 십상입니다. 다툼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되기 마련이죠.

스바루의 사륜구동 세단 레거시 3.6



길지 않은 시간을 함께한 스바루 레거시와의 연애도 비슷했습니다. 레거시라는 아가씨에 대해 작은 것에서 맘상했다는 이야기죠.

레거시는 실내에서 트렁크를 열 수가 없습니다. 트렁크를 열려면 내려서 키로 열어야 합니다. 얼마만에 느껴보는 향수어린 기능인지요...

운전석에서 한참을 트렁크 버튼을 찾아 헤메이다 결국 밖에서만 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허탈감과 의아함은 토라지는 것 이상이었습니다. 그간 포레스터와 아웃백으로 쌓아온 '스바루 가문'에 대한 점수를 확 깎아먹는 부분입니다. 
 

무난한 외관의 레거시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라는 질문을 해봅니다. 하지만 마치 세계 8대 난제 중 하나라는 "오빤 내가 지금 왜 이러는 몰라?"라는 질문같습니다. 당췌 이유를 알 수가 없습니다.

다른 차들은 가까이만 가도 환영한다며 발밑을 비추어주고 실내등 켜며 분위기를 잡습니다. 이런 판국에 직접 내려서 열라니요. 비라도 오면, 요즘처럼 날이라도 추우면요?

반드시 여친이 패셔너블하고 세련된 '차도녀'일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센스있는 여자'면 좋지 않겠습니까? 시대를 앞서가진 않아도 뒤쳐지진 말아야겠죠.


[ 아!! 오해가 풀렸네요. 댓글처럼 여는 버튼이 있다고 하는군요. 괜시리 미안해지는군요!! ]

 

단정한 뒷태

비슷한 흠이 하나 더 있군요. MP3 플레이어를 연결하기 위한 외부단자가 글로브박스 안에 있습니다. 애프터마켓에서 설치한 것도 아닌데 마무리도 안된 듯한 채로 왜 여기 있는걸까... 역시 알 수 없습니다. 아이팟 전용 단자나 블루투스 연결은 이제 대세인듯 한데 말이죠.

물론 당장 헤어질만한 흠은 아닙니다. 트렁크 열기 불편하고 음악듣기 불편하다고 차가 안가는거 아닙니다.

레거시. 앞서 이야기한 작은 흠 말고 장점도 많습니다.

이 아가씨 성격은 참 좋습니다. 모 광고마냥 참 좋은데... 참 좋은데 뭐라 말할 수가 없어 안타깝습니다. 연륜있는 박서엔진과 사륜구동의 조합이란 스펙은 안정감 넘치는 승차감은 물론 재미있는 코너링의 즐거움도 선사해줍니다. 만나봐야 그 진정한 매력을 알게 됩니다.

안전성이요? 이미 북미를 비롯한 해외에서 인정받은 나름 해외파입니다.

밀고 당기기. 별거 있나요.  상대의 잘못에 화가 났다가도 애교에 스르륵 눈감아주고 더 큰 장점을 보고 넘어가는 거죠.
 

'스바루틱'한 단순명료한 실내


외모요?

둘이 연애만 할 쿠페가 아니라 한 가족을 책임질 패밀리세단이라면 외모가 뭐 대단한가요. 길가다 뒤돌아볼만큼 섹시한 몸매도, LED로 치장한 화려한 인상도 아니지만 자꾸 보면 정들게 마련입니다. 오히려 유행을 따라 화려하지 않은 것이 오래 봐도 질리지 않을 외모입니다.

내부도 뭔가 화려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불편함은 없습니다. 직관적인 버튼들은 작동하기도 편합니다. 원목으로 멋도 냈구요. 함께 있어 재미있고 설레기보다는 편안한 느낌을 주는 스타일입니다. 화려한 차들을 이미 많이 만나보았다면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질수도 있겠네요.

최근 트랜드인 '쿠페형 바디'와는 거리가...



눈 많이 오는 겨울을 맞아 시메트리컬 AWD라는 자신만의 장점을 한껏 뽐내며 뭇 남성들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많은 레거시가 짝을 만나지 못하고 솔로인채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가문의 탓도 있겠고 무난한 외모탓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렇기에 빤히 눈에 보이는 작은 아쉬움들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이런 작은 단점 몇 가지만 고쳐도 더욱 사랑받을텐데 말이죠.

 

스바루 레거시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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