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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5세대까지... 일본의 '그랜저'는 어찌 되었을까?

차고안이야기/자동차로 수다

by _윤군 2011. 1. 26.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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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그랜저가 등장했습니다. 그랜저 광고에서 보듯 오랜 세월을 거쳐왔습니다. 지금은 에쿠스나 제네시스같은 상위 기종들이 출시되어 힘이 많이 빠지긴 했지만 한때는 대한민국을 대표했던 럭셔리 브랜드입니다. 어떻게 지내느냐는 친구에게 '그랜저로 답했다'는 광고가 그냥 나온 것은 아니죠.

현대자동차 5G 그랜저



지금의 그랜저는 현대자동차의 패밀리룩인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따르고 현대의 엔진에 다양한 독자기술들이 적용된 모델입니다. 현대자동차의 현 위치와 실력을 보여주는 산 증인같은 모델이죠. 하지만 1986년 처음 등장한 1세대 그랜저는 현대자동차의 독자 모델은 아니었습니다. 그당시 많은 차들이 그러했듯이 일본차를 베이스로 하고 있었죠.

현대자동차는 협력관계에 있던 미쯔비시와 공동개발에 협의합니다. 그리고 미쯔비시 데보네어(Devonair)의 2세대 개발에 착수하게 되죠. 데보네어는 '달리는 실러캔스'라 불릴 정도로 오래된 차입니다. (실러캔스는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중생대의 어류입니다.) 1964년에 데뷔하여 1986년까지 22년간 전혀 바뀌지 않은 질긴 모델이죠.

22년간 이모습을 지킨 드보네어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럭셔리카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 현대자동차와 데보네어를 업그레이드 해야하는 일본 미쯔비시 모터스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졌죠. 미쯔비시가 엔진을 비롯한 구동계열 등을 담당하고 현대자동차가 디자인을 담당하여 마침내 1986년 데보네어 2세대, 그러니까 그 유명한 '각그랜저'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미쯔비시 '드보네어 V'



한국에서 그랜저는 4기통 2.0L 엔진을 기본으로 출시되었고, 일본의 데보네어는 미쯔비시가 처음 만든 V6 엔진을 얹었습니다. 한국에서 그랜저는 6년간 9만여대가 판매되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합니다. 번쩍거리는 큼지막한 그릴과 FF방식으로 한결 넓어진 실내공간이 한몫을 했습니다.

하지만 데보네어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고전을 면치 못했죠. 토요타 크라운이라는 난적이 있었고 데보네어라는 이름 자체가 1세대 22년동안 한번도 바뀌지 않고 판매되던 '오래된 차'라는 인식이 강했던 것이죠. 무엇보다 현대자동차가 만든 '과시형' 외관이 일본 취향은 아니었을지도... 이렇게 그랜저와 데보네어는 시작부터 다른 길을 걷게됩니다.

데보네어는 이후 1992년 3세대로 변화합니다. 이 역시 현대자동차와의 협업에 의한 것으로 '뉴그랜저'가 바로 이 모델이죠. 256마력의 3.5L V6 엔진까지 얹었던 데보네어 3세대는 ABS시스템과 4휠 스티어링 등 미쯔비시의 많은 신기술이 접목된 모델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한국과 달리 판매는 시원치않았고 1998년에 단종됩니다.

3세대 드보네어



데보네어를 포기한 미쯔비시지만 고급차 라인업을 버릴 순 없었기에 다시 현대자동차와의 협력에 의해 프라우디아를 만들게 됩니다. 바로 현대자동차의 에쿠스죠. 프라우디아가 등장한 1999년에 현대자동차는 그랜저는 그랜저대로 만들어 3세대를 선보였고 에쿠스는 에쿠스대로 만들어 플래그쉽으로 포지셔닝합니다.

한국에서 인기를 끈 에쿠스와 달리 프라우디아와 리무진형 디그니티는 미쯔비시에게 좌절만 안겨줍니다. 프라우디아/디그니티를 합쳐 데뷔 첫해인 1999년 생산량이 398대로 400대도 안됩니다. 당시 미쯔비시의 대표주자인 파제로 시리즈가 10만대 넘게 생산되었으니 어느 정도인지 짐작 가능합니다.

자랑스러운(PROUD) 다이아몬드(DIAMOND)라는 의미의 프라우디아



미쯔비시는 이후 대형 고급세단을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파제로와 같은 SUV와 랜서 등 중소형 세단이 주력입니다. 

충격이 컸나봅니다.. 

 

미쯔비시의 중형세단 갈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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