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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어템의 행운... 오사카에서 만난 차들

차고안이야기/자동차로 수다

by _윤군 2010. 3. 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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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 즈음에 갔던 오사카의 사진을 이제야 정리하게 되네요. 실실 걸어다니며 찍었던 오사카의 자동차가 있는 풍경들입니다.

주차금지 표지앞에 버젓이 주차된 베리사


모노톤의 거리에서 강렬한 빨강으로 포인트를 주던 마즈다의 '베리사(Verisa) 스타일리쉬 V'입니다. 역시 새빨간 주차금지..-_- 표지판과 어울리죠? 오렌지로드 근처였던 것 같습니다..

1.5L DOHC 엔진을 얹은 마즈다(Mazda)의 베리사는 2004년에 데뷔한 톨 해치백(Tall Hatchback)입니다. 현대차의 클릭보다 약간 크고 i30보다는 작은 사이즈로 산뜻한 '벨로시티 레드' 색상은 2007년 선보인 '스타일리쉬 V'라는 스페셜 에디션만의 고유색입니다. 크기나 색상도 그렇고 18km/l의 연비도 그렇고 참 맘에 드는 차입니다. 내년에 2세대가 선보일 예정이죠..


다음은 호리에 지역의 샵에 앉아있던 피아트 1100 TV 입니다.  유럽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피아트 1100 TV 이야말로 진정한 레어템!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문을 닫아 창밖으로만...ㅜㅜ


노란 차양이 인상적인 셀렉트샵 펠리시(felisi)에 자리잡은 피아트(Fiat) 1100 TV는 1953년 선보인 피아트 1100/103의 스포티 버전입니다. 그릴 한가운데 자리잡은 헤드램프가 특징이죠. 

1937년 탄생한 '피아트 508 ballila'의 뒤를 잇는 차량으로 피아트 500의 큰형격이라고 할 수 있죠. 1,089cc의 엔진을 쓰는 이 귀여운 스테이션 웨건은 수어사이드 도어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보면 앞문 앞쪽에 힌지가 없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을겁니다. 수어사이드 도어는 힌지가 뒤에 있어 일반적인 도어와 반대로 열리는 형태입니다. 아래 광고를 보면 쉽게 이해가 가실 듯..


피아트 1100은 1969년까지 1100D, 1100R 등으로 진화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뉴욕 현대미술관에 '움직이는 조각품'으로 전시된 치시탈리아의 202 베를리네타도 바로 이 피아트 1100의 새시를 이용하였죠. 

바디와 분리된 헤드램프가 바디와 일체형이 된다거나 다섯번째 도어라고 불렀던 트렁크가 생겨나는 과정 등 자동차 디자인의 흐름을 살펴보기에도 아주 좋은 모델이기도 합니다. 샵이 쉬는 날이었는지 문을 닫아 더욱 자세히 못보고 온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호리에 지역에서 본 또 다른 희귀종 메서슈미트 KR200입니다.

눈에 확 띄는 버블카 KR200



메서슈미트는 독일의 항공기 제작사입니다. bf-109 등의 전투기를 만들던 회사가 왜 갑자기 삼륜차를 만들었을까요..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독일의 메서슈미트는 군용기를 만들 수 없었습니다. 독일의 군수품 생산이 금지되었기 때문입니다. 궁여지책으로 스쿠터를 만들던 메서슈미트는 작은 엔진에 2명이 탈 수 있는 캐빈을 얹은 3륜 차량인 캐빈롤러(Kabinenroller)를 만듭니다. 캐빈스쿠터(Cabin Scooter)라고도 불리죠.

클러치와 브레이크, 속도계 등 갖출건 다 갖춘 실내



1955년 KR175의 후속으로 등장한 메서슈미트 KR200은 4만여대가 생산되며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탈리아 베스파와 같은 소형 스쿠터가 인기이던 그 시절, 전쟁으로 인한 장애인이 많던 독일에서는 운전하기 편리하고 안정적인 형태의 버블카가 인기였던 것이죠.

귀엽죠?


전투기를 디자인하던 프릿츠 펜드(Fritz Fend)가 디자인하여 전투기 콕피트와 같은 형태를 하고 있는 KR200은 9마력으로 시속 105km/h까지 낸다고 합니다. 리터당 연비도 30km가 넘었으니 꽤나 경제적인 차량(?)입니다.

애비렉스라는 샵의 마당에 전시된 이 메서슈미트 KR200은 노즈아트가 P-38 라이트닝의 것이었습니다. P-38은 2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했던 미국의 쌍발전투기죠...  USCG라는 마킹을 보면 미군이 사용하던 것을 구입한 것인가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연히 주차장에서 발견한 3대의 차.
메르세데스 벤츠 280SE와 허머 H2, 벤틀리 아나지 T 입니다. 


이런 조합이 나오기도 정말 힘들듯합니다. 3대의 차값만 해도 얼만인지...

메르세데스 벤츠 280SE(W108 III)는 1965년부터 생산된 프리스티지카로 폴 블락이 과거의 핀테일 스타일에서 벗어나 새롭게 디자인한 차종입니다. 뛰어난 승차감에 시속 200km/h에 가까운 속도 등 벤츠의 플래그쉽으로 지금으로 치면 S클래스인 셈이죠. 보통은 영화에서 혹은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있는 차인데 이렇게 노상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것을 보게 되는군요. 대형 그릴과 그 위의 후드 오나먼트, 접혀있는 듯한 형태의 본닛 등.. 보면 볼수록 참 예쁜 차라는 생각이...

그 옆에서 엄청난 덩치를 자랑하는 허머 H2. H1의 후속으로 2003년 등장한 H2.  이제는 역사속으로 사라져가는 걸까요? 중국 텅중(騰中)중공업이 인수를 포기한 이후 아직 임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SUV 브랜드 허머. 트랜스포머의 라쳇도 차종을 바꿔야겠군요.

그 옆에는 영국 럭셔리카의 대명사 벤틀리(Bentley)의 아나지 T 입니다. '최고급' 외에 강력한 주행성능을 위해 탄생한 아나지(Arnage) T는 최고속도 270km/h 정도에 정지부터 시속 100km/h까지 5.5초에 주파합니다. 누가 저 럭셔리카를 타고 그리 달릴까 싶긴 합니다. 오사카에서 본 아나지 T는 2007년형이 아닌 2003년 선보인 1세대입니다. 벤틀리 자체가 쉽게 볼 수 있는 차가 아닌데 구형을 보게 되다니 행운이죠..

역시 주차장에서 본 폰티악 솔스티스(Solstice).

역시 어디나 번호판이...


눈에 익으시다면 영화 '트랜스포머'를 떠올려보시길... 오토봇 중 '재즈'가 변신하던 차가 바로 이 솔스티스입니다. 2004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이래 2005년부터 생산에 들어간 이 폰티악의 로드스터는 작년, 2009년에 생산이 중단되었습니다. 당연하겠죠. GM이 회생을 위해 폰티악 브랜드를 포기했으니까요.

폰티악 솔스티스 컨버터블


같은 형제차인 오펠 GT나 대우 G2X 등은 잘 살고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다음은 외관이 독특한 까페 밖에 세워져 있던 다이하츠(Daihatsu)의 아트라이(Atrai)입니다. 얼마전 시끄러웠던 도요타에 이은 다이하츠의 리콜에 포함되었던 차입니다. 


아트라이는 경트럭, 밴 등을 주로 생산하는 다이하츠의 히제트(HiJet)의 럭셔리 버전입니다. 이런 미니밴에 무슨 럭셔리가 있냐고 하겠지만 우리나라처럼 짐차가 아닌 승용/레저용으로 미니밴을 활용하는 일본에선 가능한 이야기죠. 조수석 에어백에 13인치 알루미늄휠, 파워스티어링에 파워윈도우, 전동식 미러 등 온갖 편의장비/안전장치가 있는 승용중심의 미니밴입니다.

일본에서 이런 미니밴을 볼 때마다 나는 생각... 경차가 꼭 승용차 형태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죠. 골목골목 다니기도 편하고 주차도 쉽고.. 아이들 자전거 정도는 넉넉하게 싣고 다닐 수 있으니 승용형 경차보다 더 좋을듯한데말이죠.

이 외에도..

날렵한 모양새가 눈길을 끌던 Z4

일본 사람들도 모두 바라볼 정도로 매끈한 바디를 자랑하던 신형 BMW Z4

볼보 S40


회색조의 거리에서 포인트가 되던 빨간 차들이 많았던 오사카. 볼보의 S40 역시 강렬한 레드. 일본엔 볼보가 제법 많이 보입니다. M/S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한...

알파 로메오 매장의 147


알파 로메오 매장에서 본 알파 로메오 147. 2000년 데뷔 이후 2004년에 페이스 리프트를 거친 2세대로 아직 꾸준한 인기를 끄는 패밀리카죠.  2.0 l4 엔진에 208km/h의 최고속도, 정지부터 시속 100km/h까지 9.3초입니다. 패밀리카니 별 상관없으려나요? 알파 로메오를 좋아하다보니 가지고 싶은 차종으로 일본 판매가격은 2,900,000엔, 우리돈으로는 3,700 만원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오사카에 갈때마다 들르던 '실버 애로우'라는 미니카샵인데 폐업이군요. 남자분들은 아시는 분들도 꽤 계시던데...  미니카 외에도 빈티지 아이템들이 많아 좋아했었는데 아쉽습니다..

일본은 거리의 차도 차지만 도쿄 록본기의 까페 프란지파니처럼 빈티지카를 인테리어로 쓰는 가게들이 꽤 있습니다. 위에 나온 메서슈미트 KR200, 피아트 1100 TV 외에도 로버 미니가 있는 옷가게 등이 있었는데 미처 사진을 찍진 못했네요...

국내에도 홍대 호호미욜 등 빈티지카를 볼 수 있는 까페가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가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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